직장 생활을 할 때에는 ‘한계에 다다랐다, 한계를 쳤다’라고 느낄만한 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큰 조직에 있었던 나는 대부분 정해진 일을 했고 여력이 남을 때는 오히려 외부에서 자기 계발을 했었다.
학부 때도 한계를 극복하면서 끝내 해내야 하는 정도의 챌린징한 이벤트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반면에 고등학생 때는 매일 14시간 정도 공부했었는데,
아주 가끔 번아웃이 올 때면 한계가 찾아오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내 육체를 그저 공부하는 곳에 옮겨놓고
하루도 빠짐없이 공부하는 루틴을 유지했는데,
눈에 띄는 성장은 그때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근 3년간 한계를 치고 있다고 느꼈지만 열심히 외면해오고 있었는데
최근 물리적으로 넘어설 수 없는 한계에 결국 다다르고 말았다.
거의 한 달 동안 IR 자료를 준비했는데,
체력을 다 소진하고 나면 취침시간까지 한참이 남아도 일을 더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곤 했다.
몸은 아직 쉬지 않아도 되는데 머리가 체력을 다 가져다 써서 생각도 굳어버리고 그렇다고 몸이 개운하지도 않은,
애매한 상태의 컨디션이 반복되었다.
체력적 한계가 업무의 바틀넥이 된 것이다.
역시 나이가 나이인가…
내 육체를 그저 공부하는 곳으로 옮겨놨던 고등학생의 나처럼
요즘에는 헬스장으로 내 육체를 옮겨놓고 있다.
체력을 키워야만 하는데 주 2회 운동해도 크게 늘지 않아서
난생처음 주 5일을, 그것도 크로스핏 강사 친구와 함께 매일 탈탈 털릴 만큼 고강도로 운동을 하고 있다.
운동당 50회씩 하는데 30회쯤 되면 한계가 오고 하찮을 정도로 바들바들 몸이 떨린다.
운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20회쯤부터 바들거렸었다.
이제는 30회쯤에서 바들거리니 아마도 다음 주부터는 40회쯤에서 바들거리지 않을까?
꾸준히 조금씩 하는 것도 물론 성장의 한 방법이지만,
점프업하려면 무조건 한계를 쳐야 한다.
넥스트 레벨로의 도약은 임계점 다음에 있다.
스스로를 밀어붙이고 끝끝내 그것을 극복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운동을 막 시작해서 체력적으로 아직은 훨씬 피로한 상태인데
이 과도기를 버텨서 체력이 늘면 업무하는 데에 느꼈던 한계 지점을 조금 더 끌어올릴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더 많이 일하기 위해 운동한다는 성공한 기업가들의 말을 십분 이해하게 됐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속담처럼
더 많이 일할 수 있는 건강한 육체를 만들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