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회사의 장부를 관리해야만 하는 의무가 생겼다.
우리가 세무/회계 업무를 다 처리하는 것보다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고,
초기 스타트업에 특화된 세무/회계 서비스를 찾아봤다.
검색을 하다가 H사를 알게 되어 서비스를 이용했었는데
일반 서비스와 크게 다른 점을 느끼지 못해 약 5개월 만에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되었다.

그다음은 I사의 서비스를 이용했다.
장점으로는 카카오톡 기반의 신속한 소통,
한눈에 현황을 볼 수 있는 대시보드 제공,
웹페이지가 있어 접근성이 높다는 것이 있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요청이 누락되거나 숫자 계산이 잘못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이런 부분에 대해 개선 요청을 드렸으나 기존과 같은 상황이 반복되어 또 다른 곳을 찾게 되었다.

현재 이용하고 있는 곳은 또 다른 H사다.
함께 일하게 된 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특별한 일이 없다면 계속 함께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다.
주로 숫자를 얘기하는 업무다 보니 경직되고 딱딱한 소통이 될 수 있는데,
담당자분과의 업무 소통은 언제나 유쾌하다.
모르는 부분이 있어서 여쭤보면, 궁금한 지점을 조금의 여지도 남지 않게 확실하게 해결해 주신다.
또 어떤 요청을 드렸을 때 불가능하다면 ‘불가능합니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맥락과 이유를 설명해 주시고 그에 준하는 대안을 제안 주신다.

소통이 응당 그래야지라고 그게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외로 그런 경우가 많지 않다.
내 에너지를 더 써야 함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요구하기 전에 먼저 제안하고,
어렵더라도 어떻게든 서로 노력해서 일이 되게 만드는 파트너를 만난다는 건 귀한 일이다.

한 가지 더, 담당자분은 늘 다정한 인사로 대화를 시작한다.
본론이 바로 나올 때보다 오히려 더 본론에 더 빨리 도달하게 되는 기분이 드는 건 왤까.
옛날에는 일을 잘하는 사람들이 소통도 잘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어쩌면 반대 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나도 조금 더 소통에 힘을 실어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