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거실은 여전히 책상, 의자, 책장이 전부인 홈피스다.

사업을 시작하고 사무실이 생기기 전까지 집을 사무실로 꾸며 썼었다.
사무실 생기고 난 이후에도 어차피 집에 응접실이 필요하지 않아서
사무실로 쓰던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스탠딩 데스크까지 마련하며 업무의 행동 패턴까지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일반 책상에서는 업무를 하다 허리가 아프면 집안일을 하거나 스트레칭을 하는 방식으로 통증을 완화하는데
그렇게 되면 확실히 일의 흐름이 끊긴다.
이런 경우가 지속되면서 개선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언니 찬스로 홈피스를 완성했다.

책상 외에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들로는
모니터 암, 노트북 거치대, 기계식 키보드가 있다.

모니터 암
원래는 모니터 거치대를 쓰다가 자리를 많이 차지해서 모니터암을 알아보게 됐다.
저렴한 걸 사려다 보니 쓰고 있던 책상과 다른 브랜드를 샀는데 규격이 안 맞아서 설치를 할 수 없었다.
높이를 맞추기 위해 안 쓰는 책을 잘라 차이를 메꿔 사용했는데,
책을 자르면서 이렇게 할 일인가 했지만 그렇게 할 일이 맞았다.
그리고 그 다음 주, 사무실에도 모니터 암을 설치했다.

노트북 거치대
노트북은 모니터 아래 내려놓고 쓰면 되지! 하고 거의 3년을 그렇게 썼다.
사무실에서는 좌우로 배치된 듀얼 모니터를 쓰는데,
집에서는 위아래로 두고 쓰다 보니 마우스 커서를 옮길 때마다 처음엔 꼭 몇번씩 헷갈렸다.
시선의 움직임도 달라져 묘하게 불편감이 있었다.
이 정도 불편함으로 소비하는 게 맞나 생각도 들었지만 당근하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 질렀다.
노트북 거치대는 여전히 내 책상 위에 있다.

기계식 키보드
키보드가 다 거기서 거기 아니야?
3년 전엔 전혀 모르던 것이었는데, 지금은 3개나 갖고 있다.
L과 직원분이 기계식 키보드를 소개해 주셨는데 타건해 보니 피아노를 치는 느낌이었다.
도각도각 소리도 경쾌하고, 키압도 쫀쫀하고, 디자인도 예쁘고.
괜히 한 자라도 더 쓰고 싶은 느낌이 든다.

처음에 바밀로 갈축 키보드를 구매해서 사무실에서 썼었다.
이 키보드 연주라면 누군가에게(또는 모두에게) 소음이 되겠다 싶었다.
게다가 나는 키보드를 세게 두드리는 축에 속해서 분명 소리가 원래 소리보다 훨씬 컸을 것이다.
그래서 좀 더 조용한 저소음 적축 키보드를 샀는데 최애 키보드가 되었다.

기계식 키보드는 꽤 비싸지만,
기분이 좋아진다는 점에서 업무 효율을 높여주며 제값을 한다.

처음엔 큰 책상 하나에 노트북만 두고 의자도 식탁에 딸린 의자를 썼었는데
결국 사무실이랑 최대한 유사하게 구성했다.
물리적 환경까지 동일하게 맞추는 게 업무 흐름을 유지하는 데에 있어 확실히 도움이 된다.

그리고 나의 상태를 계속해서 최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유지되어야 하는 조건은 기분이다.
기분을 유지하려면 정신력이 소모되고 이게 가장 피로도가 높은 힘의 쓰임이기도 하다.

업무가 많은 분들은 주업무와 부업무의 셋팅을 맞추는 걸 추천한다.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두는 것도 잊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