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아침부터 분주했다.
#1.
미팅에 입고 갈 옷을 고르는데 한낮의 기온이 37도까지 올라간다는 예보를 들었다.
나는 올해 땀샘이 열렸고, 반바지를 한번 입은 뒤로 긴 바지는 손도 못 대고 있는 상태였다.
차려입어야 하는데 무엇을 입을까.
마 재질 셔츠를 들었는데 H한테 후줄근하다고 반려당했다.
최종 복장은 긴 흰색 옥스포드 셔츠와, 긴 정장 바지로 결정됐다.
본가에서 가져온 스팀다리미를 개시했고
셔츠와 바지를 빳빳하게 다려 걸어두었다.
#2.
IR 자료와 회사소개서를 인쇄소에 가서 인쇄해왔다.
미리 파일을 전달드린 상태였지만, 혹시라도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서다.
노트북, USB, 아이패드도 챙겼다.
처음이라 모를 때는 맥시멀리스트가 도움이 된다.
#3.
이제 준비물을 다 챙겼으니 내용을 챙기자.
예상 질문과 답변을 다시 한번 복기했다.
혹시 하게 될 수도 있는 발표 준비도 했다.
예전에는 한 번만 봐도 머릿속에 착착 자리를 잡았는데, 이제는 여러 번 봐야 한다.
(속으로 발표했는데도 목이 쉬었다…)
#4.
미팅 날, 미리 도착해서 근처 카페에 가있으려고 한 시간 일찍 나왔다.
오늘은 체력 대출이 필요한 날이므로 야무지게 오쏘몰도 챙겨 먹었다.
역에서 카페까지 10분 정도 걷는데 앞뒤로 셔츠가 다 젖어버렸다.
다행히 시간이 넉넉해서 카페에서 재정비도 하고 다시 마른 셔츠로 나설 수 있었다.
카페 도착할 때만 해도 약간 졸린 상태였는데 커피를 마시니 잠이 깨고 떨리기 시작했다.
편하게 다녀오라는 L과 H의 응원을 받고 드디어 미팅 장소로 향했다.
#5.
뷰가 멋진 고층 빌딩이었다.
대표님은 차가 막혀 조금 늦는다고 하셨다.
공간에 대한 적응도 하고, 미리 자료들도 셋팅해 둘 수 있는 여유가 생겨 오히려 좋았다.
앞으로 투자 미팅 갈 때마다 대표님들이 조금씩 늦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하하
투자사 방문은 처음인데 아무래도 이런 자리가 많다 보니 미팅룸이 많았고
미팅룸에는 노트북과 바로 연결할 수 있는 모니터와 HDMI 케이블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래서 노트북과 연결해서 자료를 띄워놓고 미팅을 진행했다. (하드카피는 도로 챙겨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