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독 4일차다…
어제 저녁을 마지막으로 지어온 약은 끝이 났다.
눈떠서 컨디션이 조금 괜찮으면 병원을 안 가고 버텨볼까 생각하며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눈을 뜨니 컨디션이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그래서 병원을 안 가고 책상에 앉았다.
어제에 이어 계속 QA를 하고 있는데, 열심히 먹어도 줄어드는 듯 줄어들지 않는 자장면처럼..
일감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지는 않고 핑퐁을 하거나 오히려 새로 추가되는 것들이 생겼다.
11시쯤부터 갑자기 머리가 뜨거워지면서 다시 두통과 몸살 기운이 올라왔다.
버틸 일이 아니다 싶어 병원에 다녀왔다.
염증은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심해서 다음 주까지 증상이 지속될 거라고 하셨다.
약에 소염제가 추가됐고 오늘은 주사도 맞았다.
약을 먹으니 졸음이 쏟아지고 몸이 가라앉는 느낌이 들어 잠깐 눈을 붙였다.
잠깐이라고 생각했는데 한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고
옷은 땀으로 다 젖어있었다.
일어나서 일을 마저 하는데 두 시간쯤 지나니 또 약기운이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항생제라 그런지 약을 먹었을 때와 약 기운이 떨어졌을 때가 명확히 느껴진다.
오늘 저녁 메뉴는 따뜻하고 든든한 국밥으로 정했다.
낫는대로 바로 ‘면역 강화 프로젝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조금 나았다고 방심해서는 안된다.
이게 정말 이렇게 오래갈 일인가!
매일 운동하며 나름 튼튼해졌다고 생각했건만..
그것과 이것은 또 다른 일인가 싶기도 하고, 아직 그 정도는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아니면 성장통 같이 과도기를 겪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이번 주는 밥 잘 먹고 약 잘 먹고 회복에만 집중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