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언니가 최근 이사한 집의 일을 도우러 다녀왔다.
시트지 시공, 수전 교체, 서랍장 손잡이 교체, 전기 콘센트 교체, 전선 정리 등
이사 직후에 할 수 있는 거의 최대한의 DIY 인테리어 작업을 한 것 같다.
(나열해보니 꽤 많은 일이다..^.^)
이전에 살던 곳보다 1.5배정도 넓혀 이사를 와서 그런지,
더 제대로 많은 것들을 갖추고 애정도 많이 쏟는 느낌이었다.
시공을 다 하고 보니 가정집의 느낌이 물씬 났는데,
예전 집도 충분히 아늑했으나 현재 집과 비교하니 숙소에 가깝게 느껴질 정도였다.
혼자서 이 정도 공간을 꾸려 사는 건 어떤 느낌일지 또 궁금했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의 크기와 비슷하지만
나는 H와 같이 살고 있어서 지금 내가 느끼는 2배 정도의 크기 아닐까.
사람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환경이라고 한다.
그 중 가장 오래 머무르는 공간인 집이 변하면 일상도 달라지고 삶도 바뀐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감당 가능한 선에서는 조금 무리를 하더라도
더 좋은 집으로 업그레이드를 해나가는 것이
내가 조금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물론 충분히 핸들링이 되는 살림 선에서.
살림의 사전적 의미는 아래와 같다.
1. 집안 따위를 이루어 살아 나가는 데에 필요한 온갖 집기
2. 한 집안이나 국가, 단체 따위를 이루어 살아가는 일
3. 원래 정한 치수보다 조금 크게 하는 일
3번 정의는 처음 들어보는 뜻이라 찾아봤더니
공업 분야에서 살림을 그렇게 쓴다고 한다.
다른 용법으로 쓰이긴 하지만 나는 오히려 3번이 1,2번 보다 더 살림을 관통하는 정의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현재 내 살림은 줄여야 한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하지만 이내 곧 또 따라오는 생각은 그러면 집을 넓히면 되는 것 아닌가.
살림은 아무래도 3번의 뜻이 맞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