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책을 샀다.
짐을 늘리고 싶지 않아 책 구매는 보류중이었는데,
바로 읽어보고 싶은 조바심이 나는 책이라 예외를 두기로 했다.
‘상황과 이야기’라는 책이다.
사실 앞뒤 표지에 적힌 소개글에 혹했다.
“에세이와 회고록, 자전적 글쓰기에 관하여”
“자기 서사의 거장, 비비언 고닉의 ‘자전적 글쓰기’ 수업”
지난 일기에 썼듯, 요즘 책을 거의 못 읽고 있지만
그 와중에 조금이라도 읽고자 하는 카테고리가 에세이, 즉 자전적 글쓰기다.
자기 서사를 잘 쓰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니.
매일 일기를 쓰며 고민이 되는 지점들이 있는데,
자전적 글쓰기의 달인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쓸까?
더불어 단순히 글쓰는 방법 뿐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쓰기 위해 결국 필연적으로 선행될 수 밖에 없는
자아 탐구, 자기 인식의 과정에 대해서도 다룬다고 한다.
일기를 쓴지 5개월이 되어가니,
쓰는 습관은 조금 생긴 것 같다.
쓰는 행위 자체에 대한 허들을 넘으니
이제는 조금씩 더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이 스물스물 생긴다.
물론, 일기는 “매일 그날에 대해 쓴다”라는 WHY가 사실상 명확히 이미 있는 장르이지만
단순 사건 나열보다는 이 사건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왜 말하고 싶은지, 말하는 나는 어떤 페르소나를 가진 서술자로 얘기하는지.
이런 것들을 조금 더 세심하게 고민하고 구성해서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기는 것이다.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지만,
스포츠처럼 배우고 익혀서 점점 성장할 수 있다면
나이 사십이 되었을 즈음에는 더할 나위 없는 자산이 될 것만 같다.
이 책이 그 첫 지침서가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