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랜만에 주유소에 들러 주유를 했다.
주유는 1분정도면 끝나지만, 이렇게 추운 날에는 그 짧은 시간도 길게 느껴진다.
주유건을 꽂아놓고 손을 호호 불고 있었는데 누군가 다가왔다.
차 와이퍼쪽에 서더니 와이퍼 고무 마모가 너무 심한 것 같다며
혹시 와이퍼를 쓸 때 소리가 나지 않냐고 물었다.
처음에는 차를 잘 아시는 주유소 직원분이 걱정돼서 해주시는 말씀인 줄 알았는데,
그 다음 말을 듣고 아닌 걸 알았다.
일반 와이퍼보다 수명이 3배 오래가는 아주 좋은 실리콘 와이퍼가 있는데
30초만에 여기서 바로 교체해드릴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최근에 비오는 날 와이퍼에서 소리가 나서 안그래도 알아보긴 했어서 마음이 조금 혹했다.
하지만 오직 장점만 존재하는 전형적인 영업멘트에 마음이 한풀 꺾였다.
솔깃하지만 거짓일수도 있다는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그 때, 최근 3년 연속 와이퍼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불XXX 브랜드 제품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성능도 우수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말을 듣고 가격은 얼마인지 여쭤보니 3만원이라고 하셨다.
비싸다고 생각하는 내 표정을 읽으셨는지,
타 제품에 비해 가격이 있지만 수명이 3배고 납품가 그대로 드리는거라
사실상 저렴하게 사용하실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이셨다.
사실 여기까지 들으니 나중에 와이퍼 교체하려면 센터를 또 방문해야하는데
그냥 여기서 교체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여전히 걸리는 게 있었다.
들어보지 못한 제품이고, 테스트를 해볼 수도 없는데 사서 별로면 돈을 버리는 셈이 될까봐였다.
고민을 시작하던 찰나에 그분께서 이름이 적힌 명함을 주시면서
써보시고 불편하면 한 달 내에 교환, 환불 모두 가능하니 걱정 안하셔도 된다고 하셨다.
이게 비싸게 사는 것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마지막 의심까지 해소되고나니 그냥 구매하는 게 낫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하여 결국 주유가 끝나기 전 와이퍼를 갈았다.
나중에 찾아보니 그 업체는 전국 주유소에서 그렇게 판매를 하고 있었고,
해당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또 나처럼 영업당했다는(?) 후기들도 있었는데 다들 비슷하게 비싸게 사는 걸 알지만 그래도 샀다는 결론을 읽으며
이 방식이 전형적이더라도 결국 그 전략으로 많이 팔았으니 유효한 전략을 잘 찾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명함을 안 받았다면 아마 구매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
그 작은 종이 한장으로 가장 우려되는 포인트가 해결되고 안심이 됐다.
우리 서비스의 명함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그것을 찾을 때까지 다양한 시도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