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을 텐데,
나는 그중 하나가 펌프다.
초등학생 때 오락실에 살다시피 했던 시기가 있다.
다른 게임은 안 하고 펌프만 정말 열심히 했다.
한 판에 200원이었는데 무조건 한번 가면 2,000원은 쓰고 나왔다.
한 판당 세 곡을 할 수 있으니 거의 30곡을 뛰고 나온 것이다.
겨울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겉옷을 손에 들고나왔다.
지금은 조금 허약체질이 됐지마는..
어릴 때는 에너지가 너무 넘쳐서 얌전히 길을 걸어가지 못하고 뛰어다녔다.
에너지를 일정량 소진시켜야 해서였는지, 몸을 쓰는 활동을 유독 좋아했다.
그래서 온갖 구기종목 (축구, 농구, 배드민턴, 피구, 발야구 등등)을 즐겨했고
자전거, 인라인 스케이트 등 운동이라면 다 도전했었다.
그런데 펌프는 이런 운동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음악에 맞춰 발로 박자를 맞추는 행위가 나한테는 운동보다 춤에 가깝게 느껴졌다.
그래서 더 즐겁게 하고 해도해도 안 질렸던 것 같다.
(부모님으로부터 전해듣길 아주 어렸을 때는 맨날 사람들 앞에서 자발적으로 춤을 췄다고 한다.)
요즘은 예전처럼 오락실을 찾아보기 어렵기도 하고,
나이가 드니 오락실을 안가게 되기도 하면서
자연스레 펌프를 거의 안하게 됐다.
그래도 종종 생각이 날 때가 있다.
그게 오늘이었다.
요즘 헬스장을 못 가고 있는데, 마침 집근처에 있어서 가볍게 유산소라도 하려고 다녀왔다.
이제는 예전만큼 발빠르게 움직이지는 못하고
한 곡만 해도 숨이 턱끝까지 차올랐지만
덕분에 디톡스가 되는 느낌이었다.
즐길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건 즐겁고 감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