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H의 음력 생일이고,
H의 어머니께서 어제 서프라이즈로 깜짝 방문을 하셨다.
미역국을 끓여주시러 멀리서 오셨다.
덕분에 아침부터 호사를 누렸다.
어머니가 어제 저녁부터 끓여주신 미역국과,
새벽 일찍 일어나 지은 윤기나는 쌀밥은 찰떡궁합이었다.
부스스한채 식탁에 앉아 먹기 시작했는데, 한 입 먹자마자 눈이 번쩍 뜨였다.
맑고 깊고 진하고… 숟가락을 잠시라도 바닥에 내려놓을 수 없는 맛이었다.
무려 아침인데도 두 그릇을 먹었다.
그리고 회사 출근해 점심 메뉴를 정하는데도 또 미역국이 생각났다.
퇴근시간이 다가오니 미역국 먹을 생각에 행복했다.
저녁에는 무려 세 그릇을 먹었다.
생일자를 위한 미역국인데 내가 너무 적극적으로 먹고 말았다.
지금은 배가 너무 불러 뒤로 한껏 기대어 일기를 쓰고 있는데,
내일 아침에 미역국 먹을 생각에 또 행복하다.
한 사람의 인생을 통틀어 한 번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잘 찍힌 사진을
인생 사진이라고 하는데,
이건 정말 인생 미역국이다.
원님 덕에 나팔은 내가 불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