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랜만에 일기 쓰는 것에 대한 괴로움으로 일기를 써본다.
오늘은 뭐쓸까 일기창을 켜놓고 깜빡이는 커서를 뚫어져라 봐도
떠오르지가 않아서 이것 자체에 대해 쓰기로 결심했다.
작년 7월 1일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으니, 어느덧 9개월이 다 되어간다.
3개월만 더하면 무려 1년이다.
학생 때는 두달치 방학 일기를 쓰는 것도 잘 못해서 개학 전 벼락치기를 하곤 했으니,
이렇게 꾸준히 쓰고 있다는 사실이
매 일기마다 스스로 만족스러운 글을 썼는지를 떠나 뿌듯한 일임은 분명하다.
다만 아직 일기 쓰기가 매일 양치를 하듯 익숙한 습관이 되지는 못했다.
습관이 형성되는 데에는 66일이 필요하다고 하던데,
너무 기쁘거나 바쁘거나 드라마틱한 하루를 보내는 날이면
일기 쓰는 걸 완전히 잊고 있다가,
자려고 눈을 감고 나서야 번뜩 생각이 나는 날이 종종 있다.
그러니까 아직 습관이라기 보다는 매일 해야할 과제에 가깝게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매일 쓰고 있고
너무 피곤해서 정말 못 쓰겠는 날이면 다음 날에 부랴부랴 쓰더라도
하루를 정돈하고 돌아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니,
매일 나아지는 것은 아니더라도
긴 시간으로 보면 어떤 측면으로든 성장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일기 쓰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만두지 말고 계속 쓰자고 스스로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