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형사가 되는 날이었다.
회사에서 분기나 반기에 한 번씩 보드게임 데이를 갖기로 했는데,
다같이 하고싶은 게임을 하면서 리프레시를 하는 날이다.
오늘은 ‘디텍티브’라는 협동 추리게임을 했는데,
우리가 형사가 되어 총 5개의 사건을 해결하는 게임이다.
한 사건당 단서카드는 30개가 넘고 인물 정보, 신문, 파일 등 온갖 실마리를 찾아
연결하고 추론하고 가설을 세워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이건 절대 잠깐 하고 끝나거나 수사하는 척만 하고 끝나는, 그런 시시한 게임이 아니다.
진짜 FBI에서 쓸 것 같은 데이터베이스 웹이 있어
거기서 인물이나 사건을 검색하기도 하고,
회사에 있는 꽤 큰 화이트보드를 가득 메우고도 부족할만큼
인물 관계도를 그리며 사건을 풀어나갔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는 프로과몰입러다.
다들 코난, 과학수사대, 경찰, 형사 등 역할에 충실하게 의상도 맞춰 입고 오고
심지어 직원 한 분은 우리 모두의 경찰청 공무원증을 만들어 오기까지 하셨다.
진짜 이렇게 진심일 수가 없다. (감동받았다…)
이렇게 진심이니 몰입도 더 잘됐고, 협동해서 하나의 과제를 푸는 과정이 더 즐거웠다.
10시에 시작한 게임은 저녁 7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모든 사건을 해결한 건 아니고 5개 중 2개를 풀었으니 40%정도 한거라고 볼 수 있다.
다 풀지 못한 것은 아쉬웠으나… 애초에 시간이 오래걸리는 게임이라 나머지는 다음에 하기로 했다.
우리 꽤나 잘 풀었다며 서로 으쓱했고..
다음 보드게임 데이에 수사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같이 게임을 하며 리프레시가 되는 것도 좋고,
어떤 문제를 풀며 서로를 조금 더 알아가게 되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앞으로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가 무엇이 되든
같이 논의하고 해볼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드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