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형외과 진료가 있는 날이었다.
지금까지 받는 치료에 대한 중간점검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간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도수치료를 받으며 발목은 거의 통증이 없을 정도로 많이 좋아졌고
늑골은 발목만큼의 호전은 아니지만 그래도 전보다 많이 증상이 완화됐다고 느꼈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진료를 받으러 갔다.
그런데 선생님의 진단은 좀 달랐다.
아직도 늑골이 이 정도만 돌아가는 게 좀 이상하다고 하셨다.
여기저기 눌러보며 진찰을 시작하셨는데, 누르는 곳마다 헉소리가 나게 통증이 있었다.
등쪽, 어깨, 목, 쇄골까지 눌러보시고는 배를 봐야겠다고 하셨다.
배요??? 전혀 관련이 없는 부위인 것 같은데 어딘가 꾹 누르시니 거의 기절할 것 같았다.
소리를 질렀다. 선생님은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여기를 잠시 누르고 있겠다고 하셨다.
거의 1분정도를 누르고 있으니 처음보다는 한결 덜 아팠다.
그리고 원래 안 돌아가던 등이 휙 돌아갔다.
쇄골쪽 목도 땡기는게 없었다.
알고보니 원인이 복강 쪽 장기가 뭉쳐서인데,
등과 횡경막쪽과 연결되어있는 부교감신경을 타고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었다.
의사쌤은 이게 흔한 패턴은 아니라 처음엔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기대만큼 차도가 없어서 여기저기 진찰을 해보니 알게 되셨다고 했다.
아니 이럴수가.
요즘 종종 왼쪽 배쪽이 뭉치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이게 사실은 등과 목과 다 연결되어있는 문제였던 것이다.
치료와 진료를 받지 않았더라면 이걸 평생 알 수 있었을까.
몸이 불편할 땐 의학의 도움을 꼭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진짜 진짜 근본 원인은 내가 간단히 예상하는 것과 다를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모든 가능성을 소거해가며 끝까지 원인을 추적해보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