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유난히 고기가 땡기는 날이 있다.
오늘 풋살을 하고 점심으로 잔치국수에 불고기까지 나오는 세트를 아주 배부르게 먹었다.
이미 고기를 먹었는데도 또 고기 생각이 났다.
담백한 불고기로는 부족했다.
통통하고 육즙 가득한 고기를 먹어야 하는 날임을 직감했다.
오늘은 고기를 원없이 먹고 싶은 날이기 때문에
엄두를 내서 집에서 고기를 구워먹기로 했다.
정말 오랜만에 정육점에 가서 오겹살 한근을 사고,
마트에서 야채와 마늘 버섯 그리고 디저트로 먹을 신라면과 고구마깡까지 풀코스로 준비를 해왔다.
이런 날은 1년에 손에 꼽는 몇 안 되는 날이다.
정말 작심을 한 날인 것이다.
오늘 비가 오고 저기압이라 그런걸까.
고기를 안 먹고 넘길 수가 없는 날이었다.
그리곤 한 근을 야심차게 다 구워 H와 둘이서 다 먹었다.
거기에 깻잎과 대파를 듬뿍 넣은 라면으로 개운한 마무리를 했다.
평소라면 못 해냈을 양인데 오늘은 H도 나도 위가 열리는 날이었나보다.
심히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싶은 때에 먹으면 그건 보약이다.
그 정도의 만족이 있다.
체감으로는 한 달간의 단백질 충전 완료다.
행복한 저녁식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