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홈카페를 차렸다.
가정용 커피머신을 산 것이다.
하루에 한잔의 커피를 꼭 마셔야하는 커피매니아로서
집에서 에스프레소를 내려먹는 건 오랜 버킷리스트였다.
이따금씩 구매리스트로 떠올랐다가 가라앉혔다가를 수차례 반복했던 염원이었다.
하지만 지금 집에서는 어렵겠다 싶어
아예 구매리스트에서 잠정 삭제한지 장장 4년.
마음을 접고 살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나는 라떼를 단념하고 H는 오트밀크로 넘어가면서
우리의 커피 소비에 변화가 생겼다.
비용이 많이 들기도 하고 오트밀크를 하는 곳은 얼마 없으니 또 찾아다녀야 하고.
이런 이유들을 고려하다보니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는 것이
현재 우리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리고 이 논의가 시작된 지 4일만에 머신을 들였다.
쇠뿔을 단김에 빼버렸다.
머신을 주문하면서 그 외 필요한 커피용품도 다같이 주문했고,
우유도 준비해놨고, 미리 마련해둔 자리에 커피머신 초기 셋팅까지 다 해두었다.
그래서 당장 내일 커피를 내려마실 수 있게 됐다.
아- 여기까지 오는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실제 물건을 사고 셋팅하는데에는 하루가 안 걸렸다.
오래 염원해왔던 것이니 더 빠르게 준비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올해는 지금까지 못했던 것들을 도전해보는 어떤 기운이 있는 것 같다.
건조기, 자전거에 이어 커피머신까지 함께하게 됐다.
이것들은 단순히 물건 그 이상의 의미인데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키는 장치들이다.
커피머신은 또 얼마나 우리의 하루하루를 변화시킬까.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