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퇴근길에 비가 왔다.
차 앞 유리에 약간 유막이 껴있어서 잘 안 보이는데다가
에어컨이 영 시원치 않은지 찬바람이 아니라 미지근하게 시원한 바람이 나와서
앞 유리가 뿌옇게 김이 서렸다.
그래서 집에 도착할 즈음에는
조수석에서 운전석의 앞유리를 계속 닦으면서 왔다.
조치를 취해야겠다 싶었다.
H가 인스타에서 본 게 있다며 ‘발을 닦자’라는 세정제를 사서 유리에 뿌려보자고 했다.
이 세정제는 원래 발세정제인데 너무 세정력이 좋아서 만능템이라 불린다.
사람들이 온갖 곳을 닦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바선생도 퇴치했다는 썰이 있다..)
그리고 차 유리에도 뿌려만 놓으면 유막이 싹 제거되는 멋진 일이 일어난다고 했다.
그래서 바로 올리브영에 들러 발을 닦자를 사왔고,
차 앞유리에 뿌리고 조금 기다렸다.
마침 비도 부슬부슬 오는 정도라 적당했다.
와이퍼를 작동시켜보니 한결 앞이 훤해진 느낌이었다.
개안한 듯 완벽히 제거된 느낌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좋아졌다. 심지어 거의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말이다.
그리고 오늘 샤워를 하며 발을 닦자로 진짜 발도 닦았는데
아주 뽀득뽀득 개운하다.
만물박사 H 덕분에 생활의 지혜를 하나 더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