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셋이서 야간 라이딩을 했다.

저녁 시간쯤 사무실에서 출발해 잠수교 근처 편의점에서 꽤나 푸짐한 식사를 했고, 잠수교를 거쳐 집으로 가는 코스였다.

마침 식사를 마치고 잠수교를 건널 때 해가 지는 타이밍이었다. 하늘은 물감을 푼 듯 붉게 물들고 있었고 손톱처럼 얇은 초승달이 숨은 그림처럼 걸려 있었다. 다리 오른편으로는 형형색색의 분수가 뿜어나왔고, 다리 천장에 설치된 스피커로 음악까지 흘러나왔다. (자주 지나다녔었는데 음악을 들은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예상치 못한 그 모든 풍경과 감각이 종합선물세트 같았다. 살다보면 가끔 그렇게 황홀한 순간을 만난다. 어쩌면 그렇게 극적이거나 특별하지 않은 풍경일수도 있는데, 요즘 이런 것이 필요한 시기였나 싶은 생각도 든다. 그리고 떠오른 글귀가 있다.

우리는 때로는 조금도 사는 것처럼 살지 못하고 수년 간을 살기도 한다. 그러다가 한 시간 만에 모든 삶을 살아 내기도 한다. <오스카리아나>, 오스카 와일드

정말 선물 같은 라이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