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덕분에 자전거 클릿에 입문했다.
클릿이라는 플라스틱 부품을 신발 바닥에 붙이고,
그걸 클릿 전용 페달에 걸어 페달과 신발을 완전히 결착시키는 구조다.
즉, 한번 딸깍하고 고정되면 발바닥에서 떨어지지 않는 페달이다.
그렇다보니 멈춰야 할 때나 내려야 할 때 발이 묶여있다는 두려움이 있다.
예전에 의정부 라이딩 갔을 때 L의 자전거로 체험을 한 번 해봤었는데,
발을 못 뺀 상태로 오른쪽으로 몸이 그대로 넘어가서
주마등까지 스치진 않았지만 몸에 땀이 쫙 날정도로 아찔했다.
그 때 다행히 L이 빠르게 뛰어와서 잡아줘서 살았다.
진짜 구사일생이었다.
무서웠지만 그래도 굴할쏘냐…
미리 충분히 연습을 하고 타면 괜찮겠지.
넘어지면서 배운다 생각하기로 마음 먹었다.
대부분 처음 클릿 페달을 타면 많이들 넘어진다고 한다.
언젠간 그리고 어차피 가야할 곳이면 조금이라도 빠르게 가야지라는 마음으로~
그리고 클릿을 처음 타봤는데 역시나 한번 넘어질 뻔 했다.
지난번과 똑같이 몸을 왼쪽으로 기울여야 되는데
오른쪽으로 무게중심이 또 넘어간 것이다.
그래도 한번 넘어져봐서인지(?) 다행히 필사적으로 오른발을 빼서 넘어지진 않았다.
페달링 하기 전에 L과 같이 클릿 빼는 연습을 했던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렇게 다이나믹한 클릿 입문을 무탈히 마쳤다.
아직도 약간 겁은 나지만 이번에 또 깨달았다.
그게 무엇이 됐든 상상은 현실보다 더 크고 극대화되어 느껴진다는 걸.
상상으로는 발이 묶여있다는 게 너무 갑갑하고 무서웠는데,
직접 경험해보니 그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타보니 이건 익숙해지면 괜찮을 일이라는 확신이 든다.
그래서 뭐가 됐든 우선 부딪치고 경험을 해봐야 확실히 알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아기가 걸음마를 떼듯, 자전거를 처음 배우듯,
아직도 이렇게 새롭게 배울 것이 있어 즐겁고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있어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