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오랜만에 라이딩을 다녀왔다.
클릿 데뷔 후 2번째 라이딩이다.

여전히 무서운 느낌은 있었지만 한결 편해진 느낌이었다.

내일이 월요일이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고 20km만 달리기로 했다.
무탈히 라이딩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마지막 8차선 사거리 횡단보도만 건너면 되는 상황이었는데
딱 신호가 걸렸다.

여느 때처럼 왼쪽발 클릿을 먼저 빼고 천천히 횡단보도를 건넜고,
바로 옆 다음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속도를 줄이면서
뒤에 오던 H도 잘 건너고 있는지 얼굴을 돌렸다.
근데 그 순간 몸의 무게중심이 오른쪽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2번의 넘어질뻔함을 경험한 나는 필사적으로 오른발을 뺐고
다행히 클릿이 잘 빠져서 운좋게 오른발로 착지를 했다.

근데 그 때 H의 몸이 기울었다.
H는 넘어질뻔한 나를 보느라 무게중심을 잃은 것이다…
내가 넘어지는 것보다 더 아찔한 순간이었다.
근데 정말 다행히 H는 다년간의 풋살 경험으로 “잘 넘어지는 법”을 알았고,
심지어 그 와중에 자전거도 상하지 않도록 자전거를 살짝 들면서
엉덩이로 착지해서 다치지 않았다.
넘어졌다기보다는 어떤 묘기 같았다.

이렇게 우리는 클릿 신고식을 치뤘고,
이제는 잘 넘어지는 법까지 알았으니 앞으로는 조금 더 능숙하게 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