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퇴근하는 길에 새로운 지름길이 있어보여서 나중에 시간이 되면 한번 가보자고 했었다.
그리고 어제, 원래 가던길이 많이 막혀있기도 했고, 뒤에 다른 일정도 없어서 새로운 길로 도전을 했다.

근데 가보니 지름길이 아니었다.
지름길 같아 보였던 길은 반대방향에서 들어갈 수 있는 길이었고
이 길은 내부순환로로 바로 연결되는 길이었다.

즉, 중간에 돌아갈 길이 없다는 뜻이었다.
내부순환로에서 처음으로 빠질 수 있는 곳은 20분을 달려야 나온다고 네비가 알려주었다.
마침 비도 오고 두군데나 공사중이어서 집 도착 예정시간이 45분 후로 바뀌었다 ^^
(평소보다 2배정도 걸리는 시간이다)

처음엔 오늘 시도하지 말걸 그랬나 생각이 들었다.
근데 이런 사고방식은 내 기분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할걸이라는 후회는 현재도 미래도 그 무엇도 바꿀 수 없다고
요즘 많이 생각하고 있던 주제였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옆에 타고 있던, 이런 주제는 진작에 마스터한, H는 제안했다.
예전에 드라이브하면서 듣고싶은 노래로 저장해뒀던 노래가 있지 않냐고 그걸 들어보자고.
노래를 틀고 약간 여행 다녀오는 기분도 낸다고 생각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렇게 달리다보니 벌써 집에 다와가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P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때때로 시간을 더 많이 쓰거나, 길을 돌아가는 것을 새로운 도전의 과정으로 인식하기 보다는
좋지 않은 것,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일종의 실패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오늘은 길을 돌아가게 된 이야기지만,
이런 상황을 실패로 인식한다면,
더 확장해서 생각해보면 보장된 것만 시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오늘 페이커의 기조연설을 봤는데 이런 말이 있었다.
“실패가 모여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실패가 작은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가장 큰 배움이었던 것 같고 그게 오히려 저에게 큰 동기가 된 것같아요 이겨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게임을 즐기고 도전정신을 많이 배운것 같아요.”

어쩌면 많이 들어본 말이고, 익숙한 이야기인데 이제 조금 그 말을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실패와 성공은 내가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고
실패를 작은 성공이라고 생각하면 과정을 좀 더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시도를 주저하지말고, 성공을 한 번에 이루지 못했다고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아야지.
내가 생각하는 성공을 위해 작은 성공의 마일스톤을 세워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