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같이 간 친구에게 깜짝 선물을 받았다.

크리스마스 복장을 한 강아지가 자수로 박힌,
도톰하니 따뜻한 겨울 양말이었다.

선물을 준비해왔길래 우리 모두 들떠서 잔뜩 기대한다고 했더니
그 친구는 정말 별거 아니라며 절대 기대하지 말라고 했다.

그랬더니 왕언니가 말했다. “기대하고 실망할래.”

이런 말 태어나서 처음 들어봤는데, 생각해보니 좋은 말이다.
실망하기 싫어서 기대도 안한다면 인생이 얼마나 재미없는가!

그래서 잔뜩 기대하기로 모두 합의하고 선물을 열었다.
양말을 선물하는 건 오래 같이 함께해달라는 의미라고 그 친구가 얘기해줬다.

기대보다 훨씬 좋고 행복한 선물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그런 누군가에게 양말을 선물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