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안개주의보까지 내려질 정도로 안개가 심한 날이었다.

월드컵 대교를 건너는데 앞차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미세먼지와 안개가 겹친 최악의 날씨처럼 느껴졌지만,
덕분에 뜻밖의 아름다운 것을 보게 되었다.

마치 미술관의 흰 벽에 조명을 하나만 비춘 듯한 풍경이 있었다.
태양이었다.
태양이 이렇게 생겼구나 싶었다.
맑은 날엔 절대 볼 수 없는 모양과 색이었다.
어쩜 그렇게도 반듯한 원일까.

마냥 나쁜 것만도, 마냥 좋은 것만도 없다는 최근 읽었던 명언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