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쑥대밭인 집을 벗어나,
오랜만에 사무실에 오니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 없었다.
새로 이사한 집은 정말 좋은 공간인데,
정돈되어 있지 않으니 스트레스를 계속 받고 있었던 것 같다.

모든 물건이 제자리에 있고, 내가 아는 자리에 있고,
하나의 일을 하기 위해 다른 것을 치우거나 처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실로 꽤나 편리한 일상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어떤 공간에 짐이 많고, 그 짐과 함께 있는 것은
그 자체로 에너지를 많이 쓰고 있는 것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지난 집은 어찌보면 짐이 더 압도적인 공간이었던 것 같은데,
이번 집은 정돈된 공간으로 잘 가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