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창밖을 내다보면 여러 그루의 나무가 보인다.

이사 오기 전에도 자주 지나치던 길이어서,
잎이 하늘을 가릴 정도로 무성했던 모습이기억에 남아있다.

그런데 겨울에 이사를 하고나니 아직까지 한 장의 나뭇잎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언제 새싹이 날까 더 애타게 기다리게 됐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나무부터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솜털 같은 연둣빛 잎들이 꽤 많이 돋아난 모습에 깜짝 놀랐다.
어제도 분명 봤었는데… 하루 사이에 이렇게 초록이 생기다니.
자연의 생명력은 정말 어마어마하구나 싶었다.

그토록 기다리던 초록을 본 기념비적인 날이다.
이 나무의 무성함을 이미 알고 있는 나는 여름을 더 기다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