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침 운동을 시작한 지 딱 한 달이 되었다.
몸과 정신이 절대 드라마틱하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만 알 수 있는 몇 가지 변화가 있다.
어떤 문이든 전보다 수월하게 열고
지하철 환승 구간을 빠르게 걸어도 헥헥대지 않는다.
1주일에 2번 하던 빨래를 이제는 3번씩도 돌리고
주말에는 감자를 손수 썰어 감자칩을 해먹는 사치(?)도 부린다.
그리고 더 오래 또렷한 정신으로 일한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라는 말이 있다.
요즘은 그 말이, 운동선수가 경기를 할 때 같은 절체절명의 극한상황에 적용되는 이야기 같고,
내가 사는 일상에서는 정신이 (거의 대부분) 육체에게 지배를 당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체력이 좋아지니 가장 좋은 점은 ‘엄두’가 난다는 것이다.
일이든 쉼이든 운동이든 머릿속으로 할(수있을)까 말까 고민하는 시간이 확연히 줄었다.
몸이 언제든 요이땅하고 튀어나갈 준비가 되어있는 느낌이랄까.
엄두가 결국 나를 물리적으로 움직이게 한다는 점에서 체력이 곧 기동력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운동하면서 너무 힘들 땐 내 몸을 모닝에서 볼보로 만들고 있다 생각한다.
미영이(미래의 안효영)에게 더 좋은 차를 선물한다고 상상하면서 말이다.
*어제 샀던 일간 이슬아 수필집을 읽고 미슬이(미래의 이슬아)를 차용
연비가 좋아지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집중 잘하고 오래 일함)
승차감도 좋고 (각종 통증 사라짐)
심지어 하차감도 좋다. (몸이 탄탄해져 스스로 만족)
고작 한 달의 만족도가 이 정도인데,
다음 달 미영이는 어떤 차를 타고 있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