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사촌언니를 만났는데 바지가 마음에 든다며 구매처를 물었다.
사실 그 바지는 H의 것이었는데 매우 편해서 요새는 내가 더 자주 입고 있다.
언니한테 링크를 보내주며, 이 바지를 샀을 때가 떠올랐다.
코스트코에서 행사 중인 바지였는데,
평소 물건 사는 것에 감흥이 별로 없는 H가 잘 입을 것 같다며 색깔별로 쟁이자고 했다.
나는 일단 하나만 사서 입어보고 마음에 들면 또 오자며 대량 구매를 만류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 같은 제품을 인터넷에서 찾으며 더 사둘 걸 후회했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에 구매한 반바지가 있는데 나는 또 1개만 시켜보자 했고
H는 괜찮아 보이니까 여러 개 시키고 아니다 싶으면 반품을 하자고 했다.
요즘 거의 교복처럼 입고 다니고 있다.
개수만 보면 내가 미니멀리스트인 것 같지만,
사실 목적으로 보면 나는 필요보다는 최대한 많은 경험을 추구하는 맥시멀리스트이고
H는 필요에 따라 구매하는 미니멀리스트다.
각각의 장단이 있다.
꼭 필요한 물건은 아니었지만 시도해 보니 의외로 삶의 질이 높아진 물건도 있고,
체험만 해보고 당근행이 되는 것도 있다.
반면 미니멀리스트의 소비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이고 낭비가 거의 없다.
대신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경험하는 즐거움은 적을 수 있다.
정답은 없는 것 같고
상황에 맞게 조금 더 만족할 수 있는 선택을 하면 되는 것 같다.
또 H가 색만 다른 걸로 여러 개 사자고 하면 반대를 할 예정이라고 말하고 있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