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자월드컵에 빠져 매 경기 하이라이트를 다 챙겨보고 있다.
나라마다 잘하는 플레이가 있는데,
전반적으로 모든 역량이 높은 나라는 일본이라고 생각했다.
조직적 패스 플레이, 역습 찬스 활용, 개인 기량, 골 결정력까지. 막강한 팀이었다.
게다가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미국과 독일, 브라질까지 줄줄이 탈락하며
일본이 우승 또는 못해도 4강은 무조건 진출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어제, 일본과 스웨덴의 8강 경기가 있었다.
스웨덴이 피지컬도 좋고 요즘 기세도 좋지만
일본은 스웨덴만큼 좋은 피지컬의 노르웨이도 3:1로 격파,
피파랭킹 6위 스페인도 4:0 큰 점수차로 이긴 경험이 있다.
그랬는데 이변이 일어났다.
일본이 스웨덴에게 2:1로 패했다.
일단 초반부터 스웨덴이 스피드와 피지컬로 밀어부쳤고, 일본은 몸싸움에 밀리며 원래의 기량을 다 못 끌어냈다.
일본은 전반에 핵심 공격수 한 명을 선발에서 제외하고 수비에 집중하는 플레이를 보였는데,
그래서인지 이전 경기들만큼의 패스 플레이와 골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결국 전반에 스웨덴에 1골을 먹힌 후 후반에 저돌적인 공격을 시도했으나,
스웨덴이 1골을 더 추가하면서 일본은 기세가 꺾였고,
어렵게 얻은 페널티킥마저 골포스트를 맞고 튕기며 완전 기세가 기울었다.
경기 종료 직전 일본이 결국 한 골을 넣긴 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번 경기에서 일본이 운이 없기도 했지만
실력으로는 분명 우위였는데 기세가 꺾이니 결국 졌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낮은 실력으로 기세 좋게 몸빵한 스웨덴이 이겼다.
오늘 저녁에 한 프랑스 호주 경기도 예상을 빗나갔다.
프랑스도 일본과 나란히 놓이는 유력 우승후보였는데
관중석을 노랗게 물들인 호주 관중에 기세가 조금 꺾인 듯 했고 결국 승부차기까지 갔지만 6:7로 패했다.
축구 경기는 이렇게 이변이 많다.
강팀이 늘 이기는 것이 아니다.
실력이 뛰어나도 기세가 꺾이면 승부는 미지수가 된다.
이런 걸 보면 기세나 자신감 같은 것들이 실력 만큼이나 승패를 가르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근데 이 기세라는 것이 축구에만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인생에도 있다. 인생에서도 더 나은 실력이 늘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실력이 매우 출중하지는 않더라도 무엇이든 자신감 있게 임하는 사람의 아웃풋이 더 좋은 경우도 많고,
더 높이 평가되는 경우도 많다.
그런 에너지와 기운이 그 사람을 더 나은 것과 연결시켜주는 것 아닐까.
실력을 갈고 닦는 것이 우선적으로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자신감이나 기세와 같은 것들을 뿜어낼 줄 아는 것 역시 일상에서도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까 기세 좋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