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기로 양치를 한지 5일차다.
문제는 금요일 저녁에 발생했다.
필터 사용이 가능한 세면대 헤드를 쓰고 있었는데 수전과 헤드를 연결해 주는 어댑터가 똑하고 부러졌다.
어댑터만 별도 구매를 하려고 홈페이지에 들어갔지만 따로 판매하고 있지 않았다.
고객센터도 영업시간이 끝나 운영하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월요일 아침에 바로 문의를 했더니 채널톡을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경우가 많은지 구매 방법을 알려주셨고 바로 주문했다.
그리고 오늘, 어댑터가 도착했다.
어댑터만 끼우면 끝나겠구나 했는데
웬걸.. 어댑터와 수전 사이에서 물이 샜다.
이전 어댑터에는 고무링이 있었는데, 이번에 새로 받은 어댑터에는 그게 없었다.
혹시 그것 때문인가 싶어 기존에 있던 어댑터의 고무링을 옮겨 끼고 시도해봤다.
고무링을 끼니 어댑터가 마지막에 꽉 잠기는 듯 하다 헛돌기 시작했다.
혹시 잘못 끼우고 있나 싶어 여러 번 시도했고 다행히 요령을 찾은 듯 했다.
그렇게 어댑터를 얼추 끼우고 물을 틀었다.
이번에는 어댑터와 세면대 헤드가 통째로 퍽 떨어졌다.
말이 퍽 떨어졌다지 필터 헤드가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거의 발사되다시피했다.
나랑 H가 동시에 놀라 펄쩍 뛰었다.
보니까 수전 노후로 어댑터 이가 제대로 맞물리지 못한 것 같았다.
둘이 한 시간 넘게 끙끙댔으나… 결국 고치지 못했다.
그래도 원인을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필터를 쓰지 않고 사용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녹물로 노래진 필터를 본 이상 그럴 수 없었다.
그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기도 하고 필터는 필요할 것 같아 결국 수전을 교체하기로 했다.
또 교체를 위해 알아보고, 날을 잡고, 부품을 구매하는 등의 일을 처리하며,
얼마나 많은 변수가 터질지 당장은 아득하기만 하다.
이렇듯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업에 착수하면
예상했던 원인이 진짜 문제의 원인이 아닌 경우를 종종 만나게 된다.
오늘 일을 보면 비단 업무뿐 아니라 일상생활의 문제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되는 것 같다.
그러니 문제가 생기면 가능한 빠르게 착수하기,
다른 원인이어도 쉬운 해결책으로 타협하지 않기로 오늘의 일기를 마무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