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해변에 다녀왔다.
나는 수영복을 두 버전으로 가져왔는데 하나는 비키니 하나는 반바지 레깅스와 스포츠 브라였다. 아직 비키니 입을 마음의 준비가 안돼서 운동복으로 입으려고 했는데, 얼마 전 산책하며 봤던 해변 풍경이 떠올랐다.
그 해변은 누드비치로 유명한 곳이었다.
즉 아무리 많이 가려도 비키니라는 뜻이다.
출발 전 운동복을 입고 거울을 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입고가면 누드비치에서 홀로 이방인일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비키니를 입었다.
우리나라 해변이었다면 비키니가 더 이목을 끌었을지도 모르는데,
모두가 벗고 있는 곳에 오니 옷을 입는 게 더 주목을 받는다니.
소수와 다수, 정상과 비정상, 마이너와 메이저는 속한 곳에 따라 뒤집힌다.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또 느꼈다.
환경의 영향력은 이처럼 강력하기 때문에,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건 조금 버겁더라도 우선 스스로를 좋은 환경에 놓이도록
꾸준히 노력하는 것인 것 같다.
아, 생각보다 비키니는 매우 편했다.
한국에서도 이제 입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