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다.
이제 컨디션도 좋아지고 조금 적응되어 스페인에 온 게 실감이 나는데
벌써 떠날 날이 됐다.
여기서 지내며 해보고 싶은 게 두 가지 생겼다.
하나는 나를 조금 더 부지런히 가꾸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회사-집의 반복이다보니 스타일링이랄게 거의 없다.
무조건 일하기 편한 복장이 우선순위가 되어버린다.
최대한 편하게 입고 장신구도 거추장스러워 거의 안 한다.
이렇다보니 특별한 날이 아닌 이상 스타일은 영 뒷전이 되는데,
여기 사람들은 일상에서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부지런히 가꾼다.
같은 스타일이 없다.
옷이든 타투든 장신구든, 스스로를 표현하기 위해 부지런히 찾고 시도하는 느낌이었다.
그걸 보는데 삶의 에너지가 느껴지고 즐거워서
돌아가면 좀 더 부지런해지기로 다짐을 했다.
또 하나는 달빛이 비치는 곳에서 수영을 하는 것이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풍경은 월출이다.
오늘은 달빛이 비치는 바다를 보며 해변가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너무 아름다워서 배가 고픈 줄 몰랐다.
지금이라도 집에 가서 수영복을 가져올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언제부턴가 버킷리스트에 쓰고 싶은 것이 없었던 것 같은데,
오랜만에 추가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 이 기분을 다시 느낀 것 또한 기뻤다.
어디서라도 달빛을 맞으며 바다수영을 꼭 해볼 것이다.
못 다하고 버킷리스트로 남겨가는 것이 있으니,
아쉬움으로 다음도 기약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싶다.
다음에 올 스페인은 더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