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있었던 일이다.
동네에 어떤 카페를 새로 알게 됐는데, 로고가 어디서 많이 본듯한 로고였다.
기억을 더듬더듬 찾아가보니 최근 디자인 외주 의뢰를 맡긴 디자이너 분의 로고와 너무 비슷한 것이 아닌가!
사실 비슷한 게 아니라 거의 똑같다고 해도 무방한 정도였다.
그 때는 또 한창 표절 관련 사례가 많이 나오던 시기이기도 해서
디자이너분께 이걸 말씀드려야 할까, 너무 오지랖은 아닐까 고민을 하다가
의뢰 건으로 대화를 하면서 말씀을 드렸다.
그랬더니 디자이너분과 계약하고 운영되고 있는 카페고,
걱정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답장이 왔다.
사실 예전에 나라면 이게 너무 오지랖이라 생각해서 안했을텐데,
이제는 혹시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조금씩 마음이 바뀌고 있다.
생각이 바뀌게 된데에는 H의 영향이 있다.
H는 모르는 사람도 도움이 조금이라도 필요해보이면 정말 발벗고 나서서 돕는다.
오늘도 점심먹고 돌아오는데 H가 갑자기 어딘가 후다닥 달려가길래 봤더니
어떤 가게 직원분이 자기 몸보다 큰 상자를 들고 가게 문을 열려고 애쓰고 있으니
H가 달려가서 문을 열어주었다.
물론 도움을 받은 사람 중에는 뜻밖에 도움에 놀라면서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는 사람도 있고,
그냥 후다닥 가는 사람도 있고, 괜찮다고 사양하는 사람도 있다.
때로는 이런 행동이 상대는 원하지 않는, 과도한 친절일 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상대가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에만 적극적으로 도왔었다.
처음보는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사실상 거의 도울 일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근데 H와 같이 다니며 그런 상황들을 보며 느낀 건,
혹시나 상대가 불편할까봐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 따뜻한 순간이 더 많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사양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오히려 감동받는 사람이 많다.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더 많은 걸 보면서
이게 오지랖이라기보다는 따뜻함 또는 친절함을 나누는 것에 더 가깝겠구나 생각하게 됐다.
조금이라도 따뜻함을 더한다는 마음으로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