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이 급한 편이고, 목표 지향적이고, 효율을 중시하다보니
“한 달만에 식스팩 만들기”, “이 스트레칭 하나로 거북목 안녕~”
이런 유튜브 썸네일을 누르지 않고 지나치지 못한다.
지름길, 즉 빨리 도달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늘 궁리한다.
그렇다보니 가시적으로 효과가 금세 나타나지 않을 때 동기부여가 약해진다.
조급함 없이 진득하게 지속하는 게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다.
예를 들면 필라테스가 그랬다.
한 주에 한 번만 하기도 하고, 시간도 50분정도이다 보니
희망하는 수준보다 진척이 더디다.
필라테스를 시작한 지 어느덧 네 달이 넘어가는데
필라테스를 시작하기 전 상상했던 현란하게 몸을 컨트롤하는 모습과는 아직도 한참 다른 모습이다.
들인 시간 대비 나의 현재 수준으로 계산을 하면
앞으로 가야할 길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오늘 안되던 동작이 최초로 됐다.
누운 상태에서 코어 힘으로 몸을 일으키는 롤업이라는 동작인데,
선생님이 잡아주시지 않으면 절대 못하던 동작이었다.
오늘은 호흡하면서 찬찬히 몸을 일으키니 기적처럼 됐다.
언제쯤 롤업을 성공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억지로 몸을 일으켜보기도 하고 도움이 될만한 복근운동을 해보기도 했었다.
그래도 잘 안됐던 동작인데 어떤 기미도 없이 오늘 갑자기 된 것이다.
매주 수업을 하면서 나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운동한 게 쌓이고 조금씩 근육이 생기고 몸이 변한 것이다.
어떤 특별한 방법이 아니라 작은 꾸준함이 만들어 낸 변화였다.
그것을 직접 경험하니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가 되기도 하고
뭐든 찬찬히 해나가면 결국 할 수 있게 된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됐다.
앞으로는 작은 꾸준함을 좀 더 믿고 여유로운 마음을 가져봐야겠다.
급한 마음이 없으면 시간을 온전하게 보내고, 현재를 좀 더 즐길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