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부지런히 움직이는 코스다.

집 근처 야생화단지가 있어 산책을 갔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조금 선선했는데, 오늘은 또 날이 뜨겁다.
엄마는 이제 더위라는 말도 사치라고 했다.
너무 더워서 조금 걷다가 후퇴했다.

이대로 집에 가기는 아쉬우니 집 가는 길에 카페에 들렀다.
비닐하우스를 식물원처럼 꾸며놓은 카페였는데
규모도 어마어마하고 식물도 정말 잘 가꿔놓았다.
우리 사무실에 있는 몬스테라와 고무나무가 생각났다…
조금이라도 햇빛을 받으라고 커텐을 쳐놓고 왔는데
앞으로 좀 더 신경써서 잘 키워봐야지.

카페에서 한숨 돌리고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었다.
이번 추석에는 게임을 준비했다.
끈끈이 같이 생긴 손바닥 장난감으로 돈을 붙이는(?) 게임이었다.
힘 없이 대롱대롱 끈적하게 움직이는 것이 우리를 웃겨주었다.
그렇게 한참을 놀다가 마지막에는 감정카드라는 걸 했다.

언니가 준비해온 카드인데
50여가지가 넘는 감정을 펼쳐놓고 요즘 내가 주로 느끼는 감정 2가지를 뽑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만든 카드였다.

갑자기 이야기하려면 꺼내기 쉽지 않을텐데,
이런 장치가 있으니 자연스레 장이 만들어진다.
가족들이 요즘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어떤 마음인지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1박 2일 이렇게 같이 보내는 날이 1년에 며칠되지 않는데,
새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일은 많은데 시간은 기다려주질 않으니.
시간이 조금만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