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동계시즌 준비를 위해 꽤 두꺼운 패딩을 샀다.
이 패딩만 있으면 초겨울까지는 탈 수 있겠지 생각하며
룰루랄라 새 옷을 입고 아침 라이딩에 나섰다.

행주산성을 찍고, 생각보다 춥지 않아 11월은 탈 수 있겠다 생각하며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하천길이 있는데 요즘 계속 공사중이라 돌도 많고 노면이 울퉁불퉁했다.
이제 마지막 오르막길만 올라가면 집이었다.
아직 무릎이 아프니 인도쪽으로 멈춰서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야겠다 하고
인도로 핸들을 트는 순간 미처 보지 못한 홈에 바퀴가 빠져버렸다.

최대한 빠르게 멈춰봤지만 제대로 빠진 바퀴는 홈을 이기지 못하고 옆으로 비틀어졌다.
정말 순식간에 자전거가 쓰러졌고, 완전 제대로 넘어져버렸다.
다행히 두 발 모두 클릿이 잘 빠졌고
엉덩이랑 손으로 잘 지지해서 다치진 않았다.

새빔과 자전거에 영광의 상처들이 남았지만
패딩이 완충역할을 해준 덕분에 안 다친 것 같아 럭키비키라고 생각했다.

언젠간 한번은 넘어질 것 같은 그 느낌이 있었다.
뭔가 맞아야 할 매(?)를 안 맞고 잘 넘어가고 있는 느낌이었는데
이렇게 한번 신고식을 치르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훈련했다.
게다가 크게 넘어졌는데도 운좋게 안 다쳤다니. 오히려 좋아!

이제는 홈도 조금 더 잘 피할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