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종종 해먹던 음식이 있다.
김치찜이다.
포기김치와 돼지고기를 넣고 오래 푹 끓여낸 김치찜은
공간이 협소해서 자주 해먹진 못하지만,
가끔 한번씩 꼭 생각날 때가 있고 그럼 푸짐하게 끓여 며칠은 먹는 음식이다.
오늘은 이사 전 냉장고 털이 겸해서 김치를 몽땅 넣고 김치찜을 해 먹기로 했다.
늘 그랬듯 전문가인 H가 요리를 해주었다.
김치찜은 오래 끓이는 만큼 냄새가 진한데, 이번에도 맛있는 냄새가 온 집에 퍼졌다.
앞으로 이 냄새를 맡으면 이 집의 풍경이 생각날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는 걸보니 이사갈 날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구나 싶다.
너무 오래 머문 공간이라, 이 공간을 떠난다고 하면 기분이 정말 시원섭섭후련할 것 같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잘 마무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