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건강검진의 날이었다. 종합검진을 받으려고 연차를 쓰려고 하니, 이왕 하는 거 하루에 다 하고 싶은 효율(?)이 발동했다. 그래서 아침 9시 종합검진을 시작으로 치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정형외과를 돌았다. 예약이 안되는 정형외과를 제외하고는 미리 다 예약을 해놨었는데, 하루에 다하려다보니 생각보다 바삐 움직여야했다. 휴가지만 숨 돌릴 틈 없이 몰아치는 스스로에게 이렇게까지 효율을 추구해야 하는걸까..? 잠시 현기증 나는 순간도 있었지만 다 마치고 나니 개운하다. 이제 다가올 겨울을 건강하게 날…
카르페디엠 친구들
오늘은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고등학생 때 '카르페디엠' 이라는 독서토론동아리를 했었는데, 그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이다. 어느덧 벌써 13년지기다. 거의 인생의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알고 지낸 친구들이라 그런지 언제 만나도 편하다. 오늘은 곧 결혼을 앞둔 친구의 청첩장 모임이었다. 신혼집으로 초대를 해주었는데,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카르페디엠 2세들도(?) 함께 모인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니 명절같이 왁자지껄하고 대가족이 모인 분위기였다. 아직도 친구들을 보면 (철없고 해맑은) 동아리 시절의 모습이…
깜찍한 휴먼 에러
여느 출근길처럼 휴대폰을 거치대에 놓고 운전을 하는데, 갑자기 카메라가 켜지며 동영상 녹화가 되기 시작했다. 폰을 거치하면서 뭔가 잘못 눌렸나? 하곤 내 얼굴이 나오는 화면을 끄고 다시 운전에 집중했다. 근데 1분도 채 안되서 카메라가 또 켜졌고, 몇 초 후 동영상 촬영이 시작됐다. 차가 덜컹거려서 그런가..? 뭔가 이상했지만 우연일 수 있으니 넘어갔다. 3번째부터는 고장임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거의 확신했다.) 기계 불량이든 소프트웨어 버그든 기계에 원인이 있을거라 생각하고 H에게…
배울 결심
오늘은 음악이 고픈 날이었다. 음원이 아니라 라이브 공연으로 듣고 싶어 집에 오자마자 유튜브를 틀었다. H와 서로 듣고 싶은 노래를 주문하며 듣다보니 네 시간...이 훌쩍 지났다. 골든걸스 트윙클로 시작해 이은미 선생님의 녹턴으로 이어갔는데, 알고리즘이 우리의 취향을 완벽히 학습한 것 같았다. 대가수분들의 공연 영상들이 뜨기 시작했다. 그렇게 계속 공연을 보고 있으니, 잊고 지내던 버킷리스트가 떠올랐다. 보컬 트레이닝 받기. 늘 선택사항처럼 여겨지는 트레이닝 중 하나라고 해야할까. 노래방에 가거나…
상황과 이야기2
어제 산 책을 조금 읽었다. 아직 너무 초반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이해한 부분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문학에서는 목소리를 대변해줄 대리인이 있지만, 논픽션에서는 작가가 곧 서술자다. 그래서 자전적 글쓰기는 시나 소설처럼 대리인을 통해 하고 싶은말을 몽땅 쏟아낼 수가 없다. 책에서는 이야기한다. 논픽션일지라도 페르소나를 빚어야한다고. 아직 백프로 이해하지는 못한 것 같지만 나의 경험을 떠올려보자면 요즘 매일 쓰고 있는 일기가, 아무리 일기라지만 웹이라는 공간에 게시되는 공개 일기다보니 이야기의 소재라든지…
아이폰이 도착했으나
드디어 백만년만에 폰을 바꿨다. 배송 예정일은 11월 29일이었으나 예상보다 빠르게 입고가 됐다는 문자를 그저께 받았다. 그리고 어제 저녁 11시, 배송 완료 알림을 받았다. 하지만 공사다망한 하루를 보낸지라 눈꺼풀은 내려앉고, 일기도 써야하고. 정말 이런 경우가 잘 없는데, 이 친구가 멀쩡히 잘 왔는지 전원만 켜보고 다시 고이 박스에 넣어야했다. 이게 어제 일이었는데 오늘도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또 잘시간이다. 그렇게 오래도록 기다리던 새 폰이 눈앞에 와있는데 내일의…
논산 여행 1
오랜만에 가족여행을 왔다. 목적지는 논산이다. 태어나서 처음 와보는 곳인데, 지인 찬스를 얻었다. 아빠 친구분께서 논산에 살고 계신데, 오늘 하루 친히 가이드가 되어주셨다. 덕분에 휴양림도 가고, 호수도 보고, 대통령 단골집으로 유명한 오리백숙도 맛보고 산 중턱에 멋지게 지은 별장에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다. 흐려도 구름 사이로 별이 보일 정도로 깊은 산속이라, 인터넷이 잘 안 터지는데 중간에 쓰던 일기가 날아갔다. 이것 마저 시골의 낭만으로 느껴지는 대자연이랄까. 올해 여행들을 생각해보면 귀인을…
T.G.I.F
한 주를 열심히 달린 것 같은데, 금요일이 되면 또 마무리를 위한 스퍼트를 내게 된다. 오늘은 6가지 업무를 했다. 리뉴얼 비디어스 QA를 하고 (이제 정말 다한 것 같다) GTM 수정 사항을 확인하고 광고 준비를 하고 런웨이와 자금 관련 필요 문서를 확인하고 차주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11월 정산을 확인했다.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건 언제나 분주하게 느껴진다. 시작하기 위해서는 끝맺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얼마나 준비가 되었든, 오픈되고 나면…
풋살일기3 – 홈트레이닝
오늘 풋살은 집에서 홈트레이닝 하는 것으로 갈음했다. 기다리고 있는 일들이 아직 많기 때문에.. 집에서 연습하는 것으로 타협을 봤다. 다행히 층간소음 걱정은 없다. 1층이 상가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공간제약이 있으니 드리블은 못하고 제자리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것들을 했다. 발바닥 볼 컨트롤과 V컷을 연습했다. 아주 잠깐 했는데도 땀이 났다. 맨발로 하니 풋살화를 신고 할 때보다 훨씬 감각이 잘 느껴져 컨트롤도 잘 되고 잘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역시…
주변에 산타가 많다
깜짝 붕어빵 선물을 받았다. 붕어빵을 보는데 하얀집이 생각났다며 붕어빵을 사서 우리집 앞까지 친히 배달해준 것이다. L사의 로봇청소기 100원딜도 떴다. 그냥 받는 게 마음이 불편할까봐 사려깊게 딜 이벤트를 만들어준 것일거다. 이 L사에서는 종종 행운의 경품 추첨 이벤트가 열린다. 지난번엔 무려 맥북을 공짜딜로 받았다. 또 있다. 과일을 좋아한다고만 했는데 풋살을 가면 한끼씩 먹을만큼 과일을 가져다주는 언니도 있다. 생각해보면 주위에서 받는 게 참 많은 것 같다 그만큼 베풀어야지.…
쌍두로청
쌍두마차가 아니라 쌍두로청이다. 20평이 안되는 집인데, 로봇청소기를 2대나 쓰게 됐다. 이 집에 처음 이사왔을 때 청소로부터의 해방을 외치며 야심차게 첫 로봇청소기를 샀었는데, 높은 안방 문턱을 넘지 못해 좌절했었다. 슬프지만 어쩌나. 그 당시에는 높은 턱을 넘는 편에 속했던 모델이라 아쉬운대로 쓰기로 했다. 거실과 나머지 방은 수동으로 필요할 때만 들어다놓고 돌렸다. 이름도 지었었다. 깔끄미다. 벌써 함께한지 몇 년이 되었다. 하지만 역시 수동에는 한계가 존재했다. 안방은 언제나 깔끔함이…
지행합일
지시행지시(知是行之始), 행시지지성(行是知之成) 아는 것은 행하는 것의 시작이고, 행하는 것은 아는 것의 완성이다. 앎은 실천을 시작해야 비로소 안다고 할 수 있고, 실천을 통해서만 앎이 완성된다. 동양 철학에 나오는 명제다. 조금 더 유명한 비슷한 사자성어로는 지행합일이 있다. 예전에는 어떤 지식을 새로 습득하면, 그것을 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깨닫고 있다. 내가 행할 수 있지 않으면 아는 것이 아니라는 걸. 오늘도 그런 일이 있었다. 예전에 '프로세스 이코노미'라는 책을…
선택의 기준
요즘 OTT에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정말 많이 나온다. 데블스 플랜, 솔로지옥, 사이렌 등등.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참가자들은 주어진 상황에서 끊임없는 선택의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그런 선택의 순간들은 주로 긴박하고, 타인과 경쟁해야하는 상황이다. 장르가 연애든 게임이든 서바이벌이든 간에, 멋진 선택을 했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은 선택의 기준이 자신에게 있었다. 스스로 지금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무엇이 중요한지를 생각하고 그 기준으로 판단을 내리는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선택을 한 사람들은, 설령 본인이 원하는…
좋은 질문
우리는 하루에 수십개의 질문을 하면서 살아간다.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와 같은 일상적인 질문도 있을테고 업무와 관련된 질문도 있을테고 인생을 고찰하게 되는 질문도 있을 것이다. 물어보고자 하는 내용이 동일하더라도, 어떻게 질문했냐에 따라 이야기의 결말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오늘 사무실 우편함을 확인하는데, 우리가 구독한 적이 없는 뉴스 우편물이 있었다. 확인해보니 주소는 우리가 맞는데, 받는 사람 이름이 다른 이름으로 되어있었다. 그래서 고객센터로 전화해 우리는 A라는 회사이고, 구독을 신청한 적이…
풋살일기2 – 익히기
오늘은 풋살하기 완벽한 날씨였다. 11월인데, 조금 뛰니까 반팔을 입었는데도 더웠다. 차갑지 않은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풋살을 하니 가을의 좋은 점을 하나 더 찾았다. 공차기 가장 좋은 계절이다. 오늘은 지난주에 배웠던 내용을 혼자 연습하며 익히는 시간이었다. 혼자 연습하면서 스스로 나아짐을 느끼는 순간은, 골을 넣는 순간만큼 즐겁다. 더 잘할수록 더 재밌을텐데. 당장 1년 후에는 얼마나 더 재밌을까. 지금보다 더 즐거울 수 있도록 매 시간 최선을 다해야지. Lesson…
스케일링
찌릿찌릿 시린 느낌과 윙-하는 무시무시한 굉음. 스케일링하면 떠오르는 공감각이다. 어제 스케일링을 받고 왔다. 정말 가기 싫지만 스케일링은 미루면 안된다는 생각이 있다. 스케일링이 무섭긴 하지만, 혹여 충치가 생겨 치료를 해야한다면 정말 최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6개월마다 달력 주기를 설정해놓고 스케일링날이 다가오면 무조건 반사처럼 치과에 전화해 예약을 걸어놓는다. 이렇게 기계적으로 하지 않으면 계속 스케일링의 우선순위를 미룰 미영이를 알기 때문이다. 예전에 한번 미루고 미루다 간 적이 있다. 미룬 자의…
맥시멀리스트? 옵티멀리스트!
나는 하루에 물을 거의 3리터는 마신다. 밖에서나 집에서나, 자주 목이 마르기 때문에 물은 나에게 진짜 생명수다. 이정도면 집에 정수기가 있는 게 당연할 것 같지만, 페트병 생수를 사서 마셨었다. 2인 가구에서 정수기를 들이는 게 조금 오바같기도 했고, 여기서 얼마나 더 살게 될지 모르기도 해서 늘 희망사항으로만 남겨두는 옵션이었다. 하지만 물을 워낙 많이 마시다보니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이 나왔고, 분리수거를 할 때마다 지구에게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여기에 더해…
단풍 놀일
가을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단풍이다. 매일 조금씩 다른 붉음으로 물들어가는 색을 보는 것도 좋고, 떨어진 낙엽이 바스락 소리를 내며 바람에 날리는 쓸쓸함도 좋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매년 단풍 시즌에 일이 많아서, 아직 제대로 단풍 구경을 간 적이 없는 것 같다. 올해는 꼭 가야지 했는데, 벌써 낙엽이 떨어지고 있다. 아쉬운대로 가로수 단풍을 보면, 매일 한장씩 사진을 찍어둔다. 게다가 오늘은 주말이었던 덕분에 단풍이 보이는 카페에서 있었다. 풍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