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회사 워크샵이다. 여행 짐을 싸려니 작년 스페인 짐 싸던 게 생각이 났다. 그 때가 물론 너무 바쁜 시기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출국전날 새벽까지 짐을 싸는 건 너무하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1박 2일의 비교적 짧은 여행이지만, 늦어도 여행 이틀 전에는 짐을 다 싸둬야지 생각했고 어제 짐을 다 싸뒀다. 그랬더니 오늘 가져가면 좋을 물건이 생각나서 추가로 챙기기도 하고,…
아이스박스를 싣다가
어제는 대망의 매치날이었다. 용을 썼는지 집에 와서 일기도 못 쓰고 기절해버렸다. 오늘 실컷 늦잠을 자고 이제 일기를 쓰고 있다. 어제 매치는 공식 대회는 아니었다. 다른 동호회 팀과 캐주얼하게 하는 경기였는데 우리끼리 발을 맞춰본 이후로는 처음 하는 매치라 어떤 결전의 날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경기 때 먹을 것들을 준비하기 위해 전날 바나나랑 음료도 사두고, 아이스팩도 얼려두고 구급약품이랑 테이프도 단디 준비했다. 그리고 짐들을 다 챙겨 차에 싣는데 문득…
노트북이 느려졌다
집에서 쓰고있는 노트북이 최근 현저히 느려졌다. 정말 1주일정도전까지는 쌩쌩했는데, 1주일만에 거짓말처럼 느려졌다. 사람은 신체능력이 아주 크게 낮아지는 특정 나이가 있다는데, 노트북도 그런 것이 있나 싶다. 그래서 디스크 조각 모음도 하고, 바이러스 검사도 하고, 파일과 설치된 앱 정리를 했다. 그랬더니 마치 비타민 부스터를 먹은 것처럼 다시 원래 속도로 돌아왔다. 그런데 다음날이 되니... 다시 조금 느려진 것 같은 느낌이다. 이젠 어떤 비타민을 줘야할까... 뭔가 더 해도 나아지지…
풋살일기16 – D-3
이번주 토요일에 매치가 잡혔다. 그래서 오늘은 매치를 위한 훈련을 했다.그동안은 기본기 위주로 훈련을 했다면오늘은 매치에서 각자 발휘해야하는 테크닉을 연습하고, 킥인이나 코너킥 상황에서 전술 시뮬레이션을 했다.아직 3일이나 남았는데도 매치를 생각하면 심박수가 올라간다.뭔가 도전할 때 느끼는 떨림인데 다같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시간을 쏟는 과정이 즐겁다.
추억은 떡볶이를 닮아
저녁으로 떡볶이를 먹었다. 마지막 남은 떡 1개를 집어 입으로 향하는 길이었는데 결국 떨어뜨리고 말았다. 흰 잠바를 입고 있어서 신경을 쓴다고 생각하면서 먹고 있었는데 마지막이라 방심한 것 같다. 우선 화장실에 가서 빨간 자국을 최대한 지우고 집에 와서 얼룩제거제를 뿌려 지워봤지만 아쉽게도 희미한 자국이 남았다. 자주 입고 좋아하는 자켓이라 속상해하니 H가 얘기해줬다. "오늘 떡볶이 먹은 추억이 묻은거야~" H, 정말 언어의 연금술사다. 그것이 저절로 떠오르든, 떠올리는 것이든 정말…
풋살일기15 – 성장통
이제 날이 꽤 따뜻해져 야외구장에서 풋살을 한다.원래 일요일 정기운동은 4시간이지만,야외구장 예약이 너무 치열해서 대부분 한 회차밖에 예약을 못하기 때문에주로 2시간을 하고 운이 좋으면 4시간을 한다.오늘은 어제 어떤 풋살팀원이 우연히 예약취소된 건을 잡아서 4시간을 했다.확실히 2시간씩 하다가 4시간을 뛰니 체력소모가 엄청났는데,집에 돌아오니 다리가 내 다리가 아닌 느낌이었다. 이런 통증은 풋살을 처음 시작했을 시기에만 있었고그 후로는 미미한 근육통만 있었는데 거의 2년만에 또 찾아온 것이다.오늘 뿐 아니라 요즘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집들이
오늘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L의 집들이 날이었다.L의 집은 상상보다 더 멋졌는데, 많이 고생하셨겠다는 생각이 들면서역시 인생 선배라고 생각했다. 언니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보낸 시간도 어김없이 즐거웠다.L이 만들어준 음식도 넘 맛있었는데, 매번 허세를 부리지만 사실은 소식좌인 게 슬플 정도였다.그렇게 3시간이 쏜살같이 흘렀다.다음엔 닭한마리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그리고 언젠간 그 다음에는 언니와 L을 집에 초대할 날도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풋살일기 14 – 풋살 하이 (Futsal High)
이번주는 화요 풋살을 쉬었는데, 하루 건너뛴건데도 아주 오랜만에 뛰는 기분이었다. 처음엔 몸이 너무 안 풀려서 고장난 듯 움직이다가, 계속 훈련하면서 몸이 풀리니까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다. 러닝 하이(Running High)가 온다는 말이 있다. 달리기를 시작하여 30분정도가 지나고 적절한 강도로 뛰었을 때 상쾌한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상태이다. 풋살도 풋살 하이가 있는 것 같다. 공을 차다가 보면 어느 순간 갑자기 정신이 번쩍 깨면서 경기에 집중이 잘되고 개운해지는 순간이 온다.…
오랜만에 봐도 편한 사람
로스쿨을 졸업하고 이제 막 서울로 올라온 친구와 저녁을 먹었다. 얼마전 졸업했다는 소식과 함께 청첩장을 준다며 연락이 왔다. 거의 4-5년만에 얼굴을 본 것 같다. 이렇게나 오랜만에 보는데도 어제 본 사람처럼 편했다. 우선 수험생활을 하면서 SNS에서도 친구의 얼굴을 볼 수 없었던터라 직접 만나니 정말 반가웠고 그간 서로 다르게 지내온 시간들을 나누는 것도 즐거웠다. 이 친구는 고등학교 때 각 학교에서 1명씩 뽑아서 영어캠프를 보내줬는데 거기서 처음 만났었다. 그…
기계식 세차라도 좋아
어제 퇴근길에 주유등이 떴다. 원래는 주유등이 뜨기 전에 주유를 해두는 편인데 마지막 주유가 언제였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나는 걸 보면 정신없이 살고 있나보다. 오늘은 다행히 재택이라 불안한 마음으로 차를 몰지 않아도 됐다. 대신 저녁먹고 소화시킬 겸 주유하러 다녀왔다. 간 김에 기계식 세차도 했다. 손세차로 뽀득뽀득한 도장을 만들고 싶지만 현실을 고려해서.. 우선 깨끗한 축에 속하는 차라도 유지하자는 마음이다. 원하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세차를 하고 깨끗해진 차를 보니…
최연소 당근마켓 판매자
풋살공이 필요해서 당근 키워드 등록을 해놨는데, 5천원 딜이 떴다. 원래 4만원이 넘는 공인데 핫딜인 것이다. 약속을 잡고 10분 일찍 약속장소에 도착했는데 내 어깨만큼도 오지 않을 키가 작은 어린이가 혼자 이미 나와있었다. 계좌번호를 물어보니 그런 거 몰라요라고 했다. 당연히 현금도 없었다. 판매자님께 잠깐 집에서 대기해달라고 양해를 구하고 얼른 근처 ATM으로 갔다. 만원을 인출했다. 귀여운 마음이 들어 그냥 만원을 드릴까하다가 그건 또 너무 어린애 대하듯 하는가싶어 근처…
풋살일기13 – 바디페인팅
풋살에서 상대와 내가 실력이 비슷하다면 그 다음부터는 타이밍 싸움이다. 타이밍을 뺏으려면 상대를 아주 잠깐이라도 속여야 하는데 그 방법이 바디페인팅이다. 바디페인팅은 말 그대로 몸을 써서 속이는 것이다. 왼쪽으로 가는 척 하지만 오른쪽으로 가고, 슛 하는 척 팔을 들지만 패스를 하고, 멈출 듯 속도를 줄이다가 스프린트로 빨리 뛰는 것 같은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건 여유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을 제치겠다고 급급하거나 긴장하지…
라떼예찬
한 잔의 카페라떼는 매일의 연료다. 우유와 섞인 고소한 커피를 한 모금 마시는 순간은, 매일 마셔도 매일 짜릿하다. 우유를 너무 많이 마시나 싶어 아메리카노로 노선을 바꾸려고도 해봤지만, 아메리카노는 아직 뭔가 허전하다. 라떼의 그 포근한 맛을 내려놓을 준비가 안됐다. 오늘도 어김없이 라떼를 마셨고, 한잔의 행복을 즐겼다. 이렇게 좋아하다보니 라떼 맛집이라면 해외도 가보고 싶을 지경이다! 우연히 가본 카페의 라떼가 맛있으면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믿을만한 충전소를 찾은 것이라고나 할까...…
무지외반증
엄지발가락쪽 뼈가 약간 바깥쪽으로 튀어나와 있는데 요즘 계속 통증이 있어서 오늘 병원에 다녀왔다. 진료를 받아보니 무지외반증이었는데, 수술을 해야할 정도는 아니고 불편할 때마다 와서 치료를 받고 그게 너무 불편해지면 고치면 된다고 한다. 최소침습이라는 간단한 시술방법이 있어서 하루이틀이면 바로 걸을 수도 있다고. 우선 엄청 심한 상태가 아니라 다행이었다. 약을 조금 먹으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나 마사지로 최대한 관리를 해보기로 했다. 어느정도 예상했던 내용인데도 사실로 확인이 되니…
풋살일기12 – 즐풋
혹독하게 추운 날이었다. 하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풋살을 나갔다. 오늘은 6명만 참석해서 경기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배웠던 루틴들을 전체적으로 복습하며 즐겁게 훈련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나온 서로를 보며 다들 정상은 아니라고 농담을 했는데, 약간은 풋살에 미쳐있는 이 사람들과 함께 공을 찰 수 있어서 참으로 기쁘다! 앞으로도 계속 같이 즐풋하고 싶다.
회복 탄력성
오늘 팟캐스트 촬영 주제는 '사업을 할 때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었다. 물론 사업을 하려면 정-말 수많은 기술이 필요하겠지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회복탄력성'이었다. '회복탄력성'의 정의를 보면 크고 작은 다양한 역경과 실패에 대한 인식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이 뛰어 오를 수 있는 마음의 근력이라고 한다. (혹자는 마음의 맷집이라고도 한다...) 사업은 수많은 변수로 구성된 방정식이다. 늘 변수에 노출되어 있는 환경이고, 성공까지 얼마나 많은 실패를 하게될지 알 수…
풋살일기11 – 잘하고 싶은 마음에 대하여
요즘 내 인스타 릴스 피드는 풋살 릴스가 3분의 1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도 자주 봐서 알고리즘이 그렇게 학습됐다...) 이런 릴스들은 대부분 매우 노련하고 능수능란한 플레이를 보여준다. 그걸 계속 보고 있다보면 따라해보고 싶고, 잘하고 싶고 또 금방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도 든다. 하지만 현실은 정직하다. 아무리 영상을 많이 봤다한들, 그건 내 실력이 절대 아니고 영상을 찍어보면 내가 상상했던 멋진 폼은 더더욱 아니다. 실력은 오직…
인생 미역국
오늘은 H의 음력 생일이고, H의 어머니께서 어제 서프라이즈로 깜짝 방문을 하셨다. 미역국을 끓여주시러 멀리서 오셨다. 덕분에 아침부터 호사를 누렸다. 어머니가 어제 저녁부터 끓여주신 미역국과, 새벽 일찍 일어나 지은 윤기나는 쌀밥은 찰떡궁합이었다. 부스스한채 식탁에 앉아 먹기 시작했는데, 한 입 먹자마자 눈이 번쩍 뜨였다. 맑고 깊고 진하고... 숟가락을 잠시라도 바닥에 내려놓을 수 없는 맛이었다. 무려 아침인데도 두 그릇을 먹었다. 그리고 회사 출근해 점심 메뉴를 정하는데도 또 미역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