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끝나기도 전에 여독이 왔다. 중이염이 아니라 인두염으로 정정한다. 회복하러 이만. (H가 받아 적음)
제주도 여행 3일차
중이염으로 번졌다. 마지막 일정은 아무것도 못한 채 차에서 계속 잠만 잤다. 무사히 서울로 돌아올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H가 받아 적음)
제주도 여행 2일차
제주 여행 2일차. 스쿠버다이빙을 했는데 귀의 기압이 높았는지 아직도 몸을 움직이면 귀가 아프고 목도 부어서 테라플루를 마시고 누웠다. 휴식이 필요하므로 오늘 일기는 여기서 마무리.
제주도 여행 1일차
오늘 눈뜨자마자 짐 챙기기를 시작하여 무사히 제주도에 도착했다. (다행히 P의 여행 준비가 탈 없이 마무리되었다..!) 오늘은 서핑을 했다. 그리고 지금 기절 직전이다. 처음 해봤는데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큰 운동이었다. 물 위를 걷는 자의 기분까지는 못 느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일어서는 자세를 성공했다. 매일 했던 운동이 헛되지 않았구나 생각하며 오랜만에 파란 하늘을 보며 누워 있었다. 오늘 아침에 짐을 챙겨서인지 아직 여행과 일상의 경계가 모호한 느낌이지만, 내일 눈을…
적과의 동침?
저녁먹고 설거지를 하는데 바닥에서 어떤 움직임이 느껴졌다. 나는 뭔가 움직임이 있는 걸 잘 알아차리는 편인데 이번에는 조금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곁눈질로 슬쩍 봤는데 어떤 벌레가 바닥을 유유히 기어가고 있었다. 불길한 예감이 맞을 때의 기분이란... 정말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기어다니는 벌레를 특히 무서워하는 편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일단 그 친구가 도망가지 못하게 투명한 커피 테이크아웃잔으로 덮어놨다. 찾아보니 바퀴벌레는 아니었고 집게벌레과인 것 같았다. 밖으로 내보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방법은 덮어둔…
말로 천 냥 빚을 갚을 수 있나
말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예전에는 이것이 매너 있게, 예의 바르게, 배려 있게 얘기하는 걸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근데 요즘은 이것만으로는 천 냥 빚을 갚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말의 형식보다 구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관계는 주고받는 말들로 쌓인다. 의식적, 의도적 배려는 기존의 관계를 유지하는 역할 정도이고, 그 이상의 유대감이나 신뢰를 형성하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것보다 조금 더 플러스 알파를 할 때인…
기세 좋게 살자
요즘 여자월드컵에 빠져 매 경기 하이라이트를 다 챙겨보고 있다. 나라마다 잘하는 플레이가 있는데, 전반적으로 모든 역량이 높은 나라는 일본이라고 생각했다. 조직적 패스 플레이, 역습 찬스 활용, 개인 기량, 골 결정력까지. 막강한 팀이었다. 게다가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미국과 독일, 브라질까지 줄줄이 탈락하며 일본이 우승 또는 못해도 4강은 무조건 진출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어제, 일본과 스웨덴의 8강 경기가 있었다. 스웨덴이 피지컬도 좋고 요즘 기세도 좋지만 일본은 스웨덴만큼 좋은…
시그니처
어제 '네마프(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라는 영화제의 개막식에 다녀왔다. 우리는 '필름업'이라는 C2C 온라인 영화 판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 영화제 온라인 상영으로 네마프와 MOU를 체결하여 개막식에 초청을 받았다. 어떤 영화제에 가서 영화를 보고 온 적은 많았지만 개막식 참석은 처음이었다. 시작을 기념하는 행사답게 개막작 상영 외에도 개막 공연, 개막 선언, 축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탈장르, 대안영상을 처음 접한 나에게는 흥미롭고도 생경한 풍경들이었다. 올해 네마프의 홍보대사로 선정되신…
마음도 계속 빚어야 한다.
출근길에 직진 차선, 우회전 차선 2차선인 구간이 있었는데 어떤 차가 직진 차선 선두에 멈춰서 우회전할 타이밍을 재고 있었다. 우회전 차선이 밀리니 직진 차선으로 와서 조금 더 빨리 가려던 것이었다. 그래서 뒤에 있던 직진 차들은 결국 한 대도 신호를 못 받고 다시 빨간불이 되었다. 직진 차선에 있었던 나는 저 차가 아니었으면 지금쯤 멀리 갔을텐데 생각하며 욕심이 많은 차라고 얘기했다. 그랬더니 H 왈, "이번 신호는 내가 못…
맥시멀리스트의 회고
얼마 전 사촌언니를 만났는데 바지가 마음에 든다며 구매처를 물었다. 사실 그 바지는 H의 것이었는데 매우 편해서 요새는 내가 더 자주 입고 있다. 언니한테 링크를 보내주며, 이 바지를 샀을 때가 떠올랐다. 코스트코에서 행사 중인 바지였는데, 평소 물건 사는 것에 감흥이 별로 없는 H가 잘 입을 것 같다며 색깔별로 쟁이자고 했다. 나는 일단 하나만 사서 입어보고 마음에 들면 또 오자며 대량 구매를 만류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 같은…
아무튼, 첫 투자 미팅 2
#6. 대표님께서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우리는 사업이 완성됐을 때의 궁극적인 그림을 중심으로 장표를 구성했는데, 오히려 청사진보다는 당장 실현할 수 있는 시장에 집중할 것을 제안해 주셨다. SOM을 먼저 달성해야 TAM SAM을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SOM을 어떻게 해낼 수 있을지에 집중하라고. (다만 이 부분은 투자사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고도 말씀 주셨다.) #7. 팀 장표에서 CTO가 CEO보다 앞에 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조심스럽게 물으셨다. 우리 회사명은…
아무튼, 첫 투자 미팅 1
어제는 아침부터 분주했다. #1. 미팅에 입고 갈 옷을 고르는데 한낮의 기온이 37도까지 올라간다는 예보를 들었다. 나는 올해 땀샘이 열렸고, 반바지를 한번 입은 뒤로 긴 바지는 손도 못 대고 있는 상태였다. 차려입어야 하는데 무엇을 입을까. 마 재질 셔츠를 들었는데 H한테 후줄근하다고 반려당했다. 최종 복장은 긴 흰색 옥스포드 셔츠와, 긴 정장 바지로 결정됐다. 본가에서 가져온 스팀다리미를 개시했고 셔츠와 바지를 빳빳하게 다려 걸어두었다. #2. IR 자료와 회사소개서를 인쇄소에…
급한 마음은 연비가 낮다
H와 나는 같이 차를 타고 종로로 출퇴근을 한다. 내가 운전을 하고 곧 운전연수를 받을 예정인 H가 조수석에 탄다. 상암에서 종로까지 가는 길은, 특히 모두가 마음이 급한 출근길은 꽤나 험한데 옆에 탄 H가 불안하다고 얘기할 때가 자주 있었다. 앞차랑 너무 딱 붙어서 멈춘다거나 차선을 변경하는 타이밍이 직전이라거나. 그럴 때면 나는 사고가 나지 않게 타이밍을 계산하고 있다며, H가 운전을 안 하니까 느끼는 타이밍이 다른 것일거라고 했다. H는…
잘 혼자가 되려고 하는 일들
1. 운동하기 운동은 누가 대신해줄 수 없는 영역이다. 오롯이 내가 몸을 움직여 해내야한다. 그래서 조금 고통스럽긴 하지만 잘 혼자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활동이다.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드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 2. 글쓰기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나의 해석이고, 관계라고 생각한다. 글쓰기는 이런 것들을 끊임없이 생각하게 한다. 또 누구에게도 침범받지 않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러면 결국 더 나은 선택들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12년째 쓰고 있는 노트
12년째 쓰고 있는 노트가 있다. '복면사과 까르네', 고2때 문구광이셨던 학원 선생님의 추천으로 알게 되었다. 당시 나는 프랭클린 플래너를 쓰고 있었고, 복면사과를 처음 썼을 때 좋은 느낌은 있었는데 무엇이 엄청 좋은지는 잘 몰랐다. 근데 희한하게 자꾸 손이 갔다. 어떤 필기구든 걸리는 느낌 없이 부드럽게 써졌다. 책등(?) 부분에 튀어나오는 게 없이 180도로 완전히 펼쳐져서 두 페이지에 걸쳐 달력을 그리기 좋았고, 만년필을 좋아해서 필사를 종종 했었는데 잉크가 안…
적당히는 쉽지 않다
오늘 열심히 뛰고 세 골 넣고 포상으로 더위 먹었으므로일기는 나의 골 장면으로 갈음한다. 회복 중---🧊 (전해질 소금 이온음료 섭취 중...)https://www.anhyoyoung.com/wp-content/uploads/2023/07/talkv_wtL8K5it5P_hScWr1HY1WkvW3QJQ35591_talkv_high.mov
얼마나 할 말이 많길래
책 『일간 이슬아 수필집』과 『이적의 단어들』을 샀다. 대체 사람들은 어떻게 에세이를 쓰고 책까지 내는 걸까. 일기를 쓰며 요 근래 인생에서 최고로 말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매일이 위기다. 글을 써 내려가는 것도 쉽지 않지만 그전에 주제부터 생각하느라 하루 종일 주위를 살핀다. 이렇다 보니 가끔 꾀가 난다. 굳이 매일 쓸 필요가 있나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다가 할 수 없어서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것과 할 수 있지만 안…
나에게 사업은 운명이다.
1. 자라온 환경 아빠는 평생 사업을 해오셨고, 엄마도 예전에 사업을 하셨었다. 큰아빠, 친척오빠, 친척언니, 나의 친언니마저도 사업을 하고 있을 정도로 오히려 직장인이 드문 집안에서 자랐고, 자연스레 사업도 선택지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다. 아이템이 있고, 함께 만들 사람을 찾는다면 사업은 언제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들이 생각하는 만큼 사업을 위험천만한 모험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흥하고 쇠할 때를 모두 경험하며 그 낙차가 얼마나 큰 지는…
Better late than never
오늘, 드디어 쉬지 않고 7.5의 속도로 20분을 달릴 수 있었다. 1분기에 꼭 달성하겠노라 세운 목표였다. 115일이나 늦었지만 목표의 마침표를 찍고 다음 목표를 세웠다. 3분기 목표 : 풀업 1개 성공하기 (지금은 겨우 매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