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장마다. 주간예보를 보면 오늘부터 다음주 목요일까지 몽땅 비구름이 떠있다. 라이더로서 참으로 슬픈 시기가 아닐 수 없다~ 어제도 퇴근길에 자전거를 타려고 나왔는데 맑았던 하늘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조금 기다려보기로 했다. 잦아들 것 같더니 계속 쏟아졌다. 오늘은 날이 아니구나하며 엘레베이터를 잡는데 쏴아아 소리가 급격히 작아졌다. 나가서보니 멀리서부터 파란 하늘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었다. 그리곤 금세 그쳐서 혹시라도 또 비구름이 몰려올까봐 잽싸게 출발했다. 어제는 야근을 하느라 조금 늦게…
금요일 퇴근 후 영화
오늘은 퇴근 후 영화를 보고왔다.퇴근하고 저녁을 먹자마자 바로 영화관으로 향했고도착하자마자 영화가 시작 됐다.그래서 다 보고 나오니 9시가 안됐다.한 주의 마지막을 맺는 느낌이기도 하고,따로 시간을 내지 않고 하나의 일정처럼 보니 야무지게 한 주를 마무리 하는 느낌이 들었다. 금요일 퇴근 후 영화를 루틴으로 가져가봐도 좋을 것 같다.
오늘도 디엠트로
집 근처 사내식당처럼 점심먹을 곳을 우연히 발견하고는, 매번 재택근무할 때 점심은 그 식당으로 간다. H와 나는 그곳을 디엠트로라고 부른다. (예전 사무실 근처의 사외식당이었던 곳의 이름을 따서 합성어로 지었다.) 그런데 오늘은 뭔가 디엠트로가 안 땡기는 날이었다. 대안으로 떠오른 곳이 있었지만, 예전에 H가 부담스러워 했던 곳이었다. 마땅히 땡기는 음식도 안 떠올라서 평소처럼 디엠트로로 향했다. 오늘의 메뉴는 돈까스, 떡볶이, 쫄면, 콩나물국이었다. 안 땡겨했다는 사실이 무색하게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때로는 조심성보다 적극성이 필요하다
인턴 환영회식을 했다.두 인턴 친구의 입사를 환영하는 자리였다.두 친구들과 인연이 있는 L이 중간에서 분위기를 이끌어주었고, 첫 회식이라 시간이 더디게 갈법도 한데, 끝나고보니 세시간이 흘러있었다. 보통 신입을 환영하는 자리에서는 기존 사람들이 이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많은 질문을 던지고,신입이 본인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은데 우리는 인턴 친구가 적극적으로 질문을 많이 해줬고, 우리가 친구들을 알게 된 것보다 오히려 친구들이 우리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간 것 같다.…
알리의 매력
얼마전 알리에서 크리스마스 키캡을 샀다. 여름부터 캐롤을 들어줘야하는 크리스마스 홀릭으로서 기분전환 겸 매일 쓰는 키보드도 단장을 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지난주쯤 주문했는데 예상 배송일이 7월 20일이었다. 아무래도 바다건너 오는 물건이라 오래 걸리나보다. 매일 배송현황을 추적하다가 한참이 걸리겠구나 싶어 잊고 있었는데 오늘 갑자기 서프라이즈로 도착했다. 마치 산타가 깜짝선물을 두고 간 느낌이었다. 너무 기뻤달까... 키보드는 살때 봤던 이미지와 사뭇 다른 색감이었지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이미 선물 받은…
정갈한 한끼
차를 타고 10분정도 가면 갈비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있다. 갈비탕을 시키면 갈비탕, 쌀밥 한공기, 반찬 3개가 인당 한 세트로 나오고,갈비는 아주 부드러워서 힘들게 뜯지 않아도 된다. 가게에는 재즈가 흘러나오고 조명도 은은하니 눈이 편하다. 오늘 점심에 다녀왔는데 매주 루틴처럼 가도 좋을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곳을 찾는 건 든든한 일이다.
일기를 쓴지 어느덧 1년이 넘었다
작년 7월 1일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으니까, 벌써 1년이 넘었다. 1주년을 꼭 축하해야지 생각했는데 지나고나서야 알게된 걸 보니, 일기 쓰는 게 일상이 된 것 같다. 순전히 L과 H 덕분에 시작한 일기다. L은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어주었고, H는 일기의 미덕을 설파하며 우리를 일기의 길로 인도했다. 처음에는 한 달만이라도 써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매일 크게 다를 게 없는 일상에서, 오늘은 무엇에 대해 쓸지 머리를 싸맸었다. 게다가 일기를 쓴지가 너무 오래됐다보니…
퍼펙트 데이즈
퍼펙트 데이즈라는 영화를 봤다. 주인공은 화장실 청소부다.매일 눈떠서 식물에 물을 주고, 캔커피를 사 마시고, 출근길에 올드팝을 틀고, 청소 일을 하고, 퇴근 후에는 목욕탕에 가 샤워를 하고, 집에 오는 길에 매일 가는 식당에 들려 저녁을 먹고 돌아오고,자기 전 책을 읽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 한다.그의 하루는 매우 간결하다.루틴의 끝판왕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주말도 루틴이 있다. 한 주간 찍은 필름사진을 맡기고, 지난주에 맡긴 사진을 찾아온다.집에 돌아와서는 바로 사진을 확인하고,…
오늘은 내가 요리사
내 최애 파스타는 알리오올리오다. 그래서 식당에 가면 대부분 오일 계통의 파스타를 주문한다. 요즘은 바빠서 집에서 밥을 거의 못 해먹었는데 오늘은 비도 오고 시간도 여유롭고 딱 해먹기 좋은 날이었다. 야채홀릭로서 알리오올리오에도 꼭 야채 하나 정도는 넣는 편이다. 좋아하는 루꼴라와 방울 토마토, 베이컨을 사왔다. 오늘은 아주 푸짐한 파스타를 먹고 싶었다. 요리는 조금 고되긴 하지만 즐겁다. 궁극의 결과물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이기도 하고, 씻고 손질하고 볶고 맛보는 단순한 행위가…
24년 6월 월간저녁
이번달 월간저녁은 을지로로 진출했다. L의 인생 첫 평냉을 함께했고 여느 월간저녁처럼 즐겁게 수다를 떨었다. 수다가 무르익어갈때쯤 아쉽게도 집에 와야했다. 내일 같이 일출라이딩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마냥 좋을수가 있나 싶다.
풋살 일기18 – 큰 인풋만이 큰 아웃풋으로
오랜만에 목요풋살을 나갔다. 목요 훈련이 좋은 이유는 하나를 집중적으로 충분히 연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요일에는 사람이 많이 나오다보니 하나만 오래 연습할 수가 없다. 쉽게 루즈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양한 훈련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짧게 돌리면서 진행하고, 마지막 1시간정도는 경기를 한다. 그렇다보니 개인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기는 어렵다. 물론 이런 훈련으로도 전반적으로 실력 향상이 된다. 그렇지만 이전보다 눈에 띄게 좋아진 스킬이나 역량을 보면 대부분 목요 또는 화요연습 때 집중적으로…
친절을 나누며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데뭔가 옮기다가 김이 든 통이 떨어지면서 김이 조금 쏟아졌고 테이블과 창문 틈 사이로 떨어져서 우리가 치우기가 어려운 공간이었다. 그래서 직원분께 말씀드렸더니그거는 치우면 되는 일이라고 맛있게 드시고 가는 게 중요한 일이라면서환한 웃음으로 대답해주셨다. 덕분에 따뜻한 저녁이었다.수학자 허준이님이 얘기한 것처럼 서로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친절하길,그리고 그 친절을 먼 미래의 우리에게 잘 전달하며 살아야지.
특별한 방법보다는 작은 꾸준함
성격이 급한 편이고, 목표 지향적이고, 효율을 중시하다보니 "한 달만에 식스팩 만들기", "이 스트레칭 하나로 거북목 안녕~" 이런 유튜브 썸네일을 누르지 않고 지나치지 못한다. 지름길, 즉 빨리 도달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늘 궁리한다. 그렇다보니 가시적으로 효과가 금세 나타나지 않을 때 동기부여가 약해진다. 조급함 없이 진득하게 지속하는 게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다. 예를 들면 필라테스가 그랬다. 한 주에 한 번만 하기도 하고, 시간도 50분정도이다 보니 희망하는 수준보다…
동일한 문제가 반복된다는 건 지겨운 일이다
오늘은 상대로부터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일을 2번이나 겪었다. 호르몬의 영향인지, 컨디션의 영향인지, 아니면 이제는 정말 역치가 낮아진건지이렇게 동일한 문제가 오랫동안 반복되고 매번 얘기를 해야한다는게 유난히 지겹게 느껴졌다. 그래서 평소였다면 아마 하지 않았을 이야기 혹은 잔소리를 했다. 역치가 더 높아지고 바다처럼 너그러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면 제일 좋겠지만,만약 그게 어렵다면 그런 이야기를 현명하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에너지를 많이 썼는지 오늘도 누우면 기절할 것 같다.
45km 라이딩
오늘은 세번째 장거리 라이딩이었다. L과 아침 6시반에 만나서 잠수교 근처에서 아침을 먹고, 청담동에 리사르라는 에스프레소바에 다녀왔다. 총 주행거리를 확인해보니 거의 45km 정도가 됐다. 자전거를 탈 때는 그렇게 힘들지도 않았고심지어 비만 안오면 더 탈 수도 있을 것 같은 컨디션이었다.그랬는데 집에 거의 다와갈즈음 조금 지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오늘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가야만 했다.그래서 무려 거의 몇년만에 목욕탕에 갔다.온탕에서 몸을 녹이고 샤워를 하고 나오니 갑자기 미친듯이 허기가…
100%만 말하지 않는 말하기
팟캐스트를 한지 어느덧 20화가 넘었다.우리끼리 즐겁게 이야기를 하는 재미도 있지만 나의 말하기 방식을 관찰하고 회고해볼 수 있는 점도 유익한 점 중 하나다. 말은 마음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어떤 말을 하고 어떤 단어를 선택하냐가 그 사람의 생각을 보여주고 캐릭터를 만든다. 그래서 점점 발전이 있는 말하기를 하고 싶다. 이젠 카메라 앞에서 어버버 하지는 않는다.20화 넘게 촬영하니 확실히 익숙해지고 전보다 자연스러워졌다.1차 목표는 달성했으니 이제 그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마침…
풋살 용병
오늘은 오랜만에 목요풋살을 했다. 우리 팀원의 지인분이 다른 팀에서 내부 경기를 하는데 사람이 모자라서 용병 2명을 요청했다. 1시간 훈련, 1시간 경기를 했다. 풋살을 시작한 이후로 쭉 한 팀에 있었고, 다른팀 체험도 해본 적이 없어서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운동을 경험해볼 수 있어 좋았다. 무엇을 하냐보다, 어떻게 얼마나 그리고 어떤 분위기에서 하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사람들과 경기하니 더 긴장감도 있고, 배우고 싶은 플레이나 전략들도…
현명한 T가 되는 그날까지
빵과쏭이라는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극강의 T와 F인 커플의 대화가 주 콘텐츠다. 지난번 미용실에 갔다가 디자이너쌤의 추천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F와 T는 사고회로가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얘기를 하는게 좋을지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된다. 아래 영상을 보면 T의 어미사용이 소통의 혼란을 불러온다. 일반적으로 "~~도" 라고 말할 때는 나도 같은 생각일 때 그렇게 얘기하는데 여기 나온 T는 그런 맥락에서의 의미보다는 질문 자체의 의미에 집중한다. (같은 T로서도 이건 조금 생각이…